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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05 (42)
Pumpkin Time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는 건 언제나 시간을 선물 받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 창문을 열때 느껴지는 아직은 서늘한 찬 공기가 좋고, 아침마다 떠들석 하게 울어대는 닭들의 소리가 정겹고, 멀리서 들리는 동네 강아지들 짖는 소리와 그 소리에 답하듯 짖는 나의 댕댕이들이 사랑스럽다. 맑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 집에 있는 건 뭔가 많이 손해 보는 느낌이 들것 같은 그런 날이다. 푸르름 가득한 마당에선 신나게 뛰뛰하는 우리 아이들^^ 강화도에 이사 온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항상 큰문으로만 다니다가 오늘은 처음으로 후문 쪽으로 나와 본다. 측면에서 바라보는 우리 집이 이런 모습이구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집 주변은 흙을 만지는 분들의 손길로 하루하루 다른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트랙터의 모습을 보는 것도..
비숑은 애교덩어리다, 비숑은 걸어다니는 인형이다, 비숑은 언제나 사랑이다...... 등등 비숑 키우는 모든 보호자님들의 공통 표현이다. 하루 종일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사랑하는 나의 비숑 가족 8마리^^ 아이들은 나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잠잘 때면 침대 위로 쪼르륵 올라와서 내 베개에, 쿠션 옆에, 내 옆구리에 하나둘 자리 잡고 잠드는 나의 아이들. 엄마 비숑과 딸 비숑^^ 잘때도 이렇게 사이좋게~~ 할머니 비숑, 엄마 비숑, 아기 비숑 3대가 함께^^ 어쩜 이래도 사랑스러운지^^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내 삶의 즐거움은 이렇게 높지 않았을 것 같다. 가끔 화가 날 때도 우리 아이들 때문에 화를 참게 되고, 웃을 때 아이들 때문에 더 크게 웃을 수 있고, 슬플 때 아이들이 위로가 되어주고,..
2021년 9월 8일 병원 입원 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머리를 감지 못했다. 그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머리 감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항암주사 끝내고 제일 먼저 머리부터 감았다. 머리 감고 얼마나 개운한지 오랜만에 낮잠도 늘어지게 잘 수 있었다. 수혈을 할 때마다 열이 올라 많이 힘들다. 나아질 거라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어야 할지 정말 미치겠다. 전날부터 맞기 시작한 촉진 주사는 왜 이리 아픈지.... 2021년 9월 13일 저혈압 아침에 엑스레이 찍고오는데 갑자기 쓰러져 버렸다. 며칠 전에도 쓰러진 적이 있었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현기증이 나고, 서있을 힘도 없이 그렇게 쓰러졌다. 혈압은 90이었다. 2021년 9월 14일 첫번째 보험 진단금 입금 지난주 신청했던 보험 진단금이 입금 됐..
강화도에 이사 올 집을 정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강아지 집을 짓는 것이었다. 전에 살던 사람이 마당 한쪽에 닭장과 개집을 만들어 놓은 게 있었다. 그 자리가 우리 아이들 집을 만들기 좋은 자리라고 생각을 했고, 일단 철거를 해야만 했다. 그분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때문에 닭은 더 이상 키우지 않을 거라고 필요하면 주고 간다고 하셨다. 계획에도 없던 닭을 키우게 됐다^^ 닭장은 창고 옆 빈 공간에 만들어서 이동 하기로 하고, 철거 시작!! 라이프타임 창고를 설치하기 위한 데크 작업이 시작되었다 데크 사이즈는 12m×4m. 약 14평 정도이다. 아이들 집으로 라이프타임 6446 2개를 구입했다. (4.5m×2.4m) 내부 면적 3.3평 2개의 사이즈가 꽤 넉넉하다. 데크공사하시는 분들..
내가 키우는 비숑 아기들 중 제일 작은 아이 몽이는 유일하게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아이다. 키우는 아이들을 모두 중성화 수술할 때 여러 이유로 중성화를 하지 않았던 몽이. 중성화를 하지 않았기에 임신에 대해 조심했었는데,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루이와.... ㅠ.ㅠ 남편이 나에게 얼마나 혼났던지 정말 맞아 죽을 뻔했다. 임신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결국 임신이 되었다. 출산이라도 내가 있을때 해주길 바랬는데 결국 내가 병원에 입원 중일 때 몽이가 출산을 했다. 딸 둘, 아들 둘 건강하게 낳아서 얼마나 고마운지^^ 출산했을 때부터 매일매일 시간대별로 사진을 보내라고 남편을 꽤 귀찮게 했었다. 병원에 있으면서 우리 몽이 아기들을 보지 못하는 게 날 얼마나 조바심 내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항상 아기같..
2021년 9월 6일 관해유도 항암 마지막 날 일주일 일정의 관해유도 항암이 끝났다. 백혈구, 혈소판 수치는 바닥까지 내려왔고, 체온은 오늘 아침도 38.8℃,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다. 감염에 취악한 시기이기에 감염내과 선생님을 만날거라고 하셨다. 면역력 수치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병실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셨고, 조심해야 할 음식에 대해서 담당 선생님께서 오셔서 설명해주셨다. 빨간 피, 노란 피, 항생제는 항암이 끝난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항암도 수혈도 모두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수혈 동의서를 받을 때 의료진이 조금 애를 먹었었다. 그동안 한 번도 다른 사람의 피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내 몸에 다른 사람의 피가 들어오는 게 왠지 무서웠다. 내가 다른 인격체로 바뀔 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
지난달부터 시작하게 된 한국백혈병환우회 (leukemia.kr) 독서모임 '쉼표' 5월 독서모임 책 주제가 선정되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이며,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정치가 있습니다” 인간과 정치의 본질을 관통하는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지적인 사유 “이 책을 통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열광하는 마음은 식고, 정치 그 자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뜨거워지기를 바랍니다”(김영민 교수) 김영민 서울대 교수가 정치적 동물,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등의 저서에서 일상의 진부함을 넘어선 참신하고 자유로운 사유를 보여준 김영민 교수, 그가 이번 신간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2021년 9월 4일 일주일 일정의 항암이 거의 끝나간다. 항암이 끝나면 조금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가지며 오늘도 견뎌본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다. 음식은 전혀 먹지 못하고 계속되는 헛구역질로 약을 복용을 하기 시작했다. 에멘드캡슐(항암 화학요법에 의한 구역과 구토 예방) 하지만 약을 먹어도 울렁거리는 건 크게 가라앉지 않았다. 2021년 9월 5일 항암 주사와 수혈은 계속되었고 오늘 나의 혈액 수치는 거의 바닥을 찍고 있다. 체온도 39℃까지 올랐고, 열이 오를 때마다 체온 변화로 인한 시간을 버티는 게 많이 힘들다. 평소 계란 냄새만 맡아도 비위가 상해서 계란을 전혀 먹지 않는데 하필 반찬이 계란이다. 뚜껑을 열자마자 계란 냄새에 비유가 상해서 오늘도 한 숟가락도 뜨지 못했다. 정말 미치겠다. 혈..
한때 석모도는 배를 타고 가야 하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석모대교로 쉽게 건너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강화에 이사 오고 처음으로 해보고 싶었던 건 석모도 드라이브다. 드라이브에 맛집 탐색이 빠질 수 없지? 석모도에 맛있는 집이 있을까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연화 갈비. 메뉴판이 조금 새롭다. 황칠은 뭐지? 일단 소갈비살을 주문하고 황칠나무에 대해 사장님께 여쭤봤다. 이곳의 모든 요리는 황칠나무 성분으로 요리가 되었다고 한다 황칠나무에 대한 설명을 봤는데 생소하다. 한 번도 황칠나무에 대해 본 적이 없어 생소했는데 효능만 보면 완전 만병 통치약이다. 얼마 전 백혈병으로 진단을 받고 아직도 조심해야 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면역력이다. 일단 황칠나무는 면역력 강화에 좋고 기력을 강화하는 데 좋다..
강화도에 이사 오며 강화도에 맛있다는 강화 향토 음식은 다 접해보고 싶어 이곳저곳 검색하며 듣게 된 젓국갈비. 이름이 생소했다. 젓갈을 넣고 끓인 음식일까? 젓국갈비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오던 음식이라고 한다. 강화도로 피난 온 왕이 먹을 것이 없어 강화도에서 많이 나는 새우젓을 이용해 만들어 먹은 음식이라고 한다. 강화도 맘스카페 추천이 많았던 맛집을 방문해 젓국갈비를 주문했다. 맑은 국물이다. 젓갈을 베이스로 한 국물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왠지 괜찮을 거란 생각도 든다. 음식의 비쥬얼은 깔끔한 느낌이다. 새우젓이 들어간 맑은 국물에 돼지 갈빗살, 무, 배춧잎, 두부, 대파를 넣어 끓인 음식이었다. 새우젓은 어떤 국물 요리에 넣어도 감칠맛을 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인지 젓국갈비의 국물 맛도 나쁘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