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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원생활 (80)
Pumpkin Time
재활용 쓰레기 중에 박스의 양이 유난히 많다. 그만큼 택배가 많이 온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남편은 언제까지 택배가 이렇게 계속 올 거야?'라고 묻는다. 그에 대한 나의 답은 '택배는 앞으로도 계속 멈추지 않고 올 거야.' ㅋㅋㅋ 택배를 이렇게 받지 않고는 시골생활은 많이 불편하다. 8~20km는 이동해야 마트가 있고, 외식이라도 할 수 있다 보니 그럴 바에는 인터넷 쇼핑이 효율적이고 더 저렴하다. 뭐든 좋은 건 대도시로 몰리다 보니 오히려 이런 시골은 물가가 더 비싸다. 강화도에 이사 왔을 때는 시골 생활의 신기함 때문에 장날도 가보고, 마트에도 가보고, 나름 이곳저곳 가봤지만 2달 만에 흥미를 잃었다. 오늘도 택배가 왔다. 마당에 툭 던지고 간 택배기사님의 시크함이란^^ ㅎㅎ 이사 오기 전에는 택배는..
강화도에 이사 온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시골생활이 어떠할지 예상했지만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분명 매일 무언가 계속하는데 집안일은 언제나 가득이다. 그래도 오늘은 진도가 꽤 많이 나갔다. 코스코에서 구입한 파고라 설치, 테이블 설치, 텃밭도 마무리^^ 오늘 이 물 조리개도 열일 했다. 여기에 물을 몇 번을 받았었는지^^ 코젤 흑맥주 8개에 들어가 있는 사은품 바베큐그릴이다. 집에 있는 바비큐 그릴은 너무 커서 남편과 둘이 먹기 위해 불 피우기엔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이건 작아서 좋다. 어제 사오자마자 오늘 바로~ 테스트 들어간다. 2~3명 사용하기 적당한 사이즈인 듯. 힘들어서 벌컥벌컥 미리 마셔버린 탓에 코젤 맥주 사진은 찍을 생각도 못했다. 흑맥주를 좋아하는 난 타브랜드보다 코젤의 ..
봄이 되며 파릇하게 올라오는 잔디가 반가웠지만 잔디보다 더 빨리 올라오는 건 잡초였다. 조금만 관리 안 해주면 순식간에 잡초가 덮어버린다고 하는데, 잡초가 자라는 속도를 보면.... ㅎㅎ 정기적으로 열리는 동아전람 박람회가 5월1일 일산 킨텍스에서 있었다. 그 좋은 기회를 놓칠리 없다. 현 집에 이사 올 때 필요한 것들 구입을 위해 3월 송도에서 열렸던 동화전람에서 꽤 많은 돈을 쓰고 왔었다. 이사를 앞두고 필요한 것들을 저렴하게 잘 구입해서 나름 만족스러웠던 기억도 있기에^^ 벽난로와 잔디용품 두가지를 알아볼 계획이었고, 원하는 게 있다면 태양열등 몇 개를 추가 구입하고 싶었다. 꼼꼼한 남편이 설명 충분히 듣고 구입한 충전식 잔디깍기. 일 때문에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가 보름이 다 돼서야 처음으로 작동해..
강화에 이사 오며 닭을 키우게 됐다. 한 번도 닭 키우는 걸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나에게 닭 키우는 건 새로운 숙제였다. 산란 닭사료, 곡식들, 상추나 야채, 신선한 풀 넣어주며 나름 열심히 했는데 슬슬 전문가 필~ 내보고 싶다. 내가 키우는 닭들 종류 검색해보고, 키울 때 조심해야 할 건 무엇이고, 어떤 걸 줘야 건강한지^^ 하나하나 공부해가기 시작했다. 멋있게 생긴 수탉들, 푸다닥거리는 닭들을 보고 있다 보면 내가 키우는 강아지들과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나에게 닭은 반려 닭 같은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은 닭을 키워서 잡아먹는다지만 난 죽을 때까지 키우다가 장례를 치러줄 것 같은 생각이다. 매일매일 달걀을 낳는 닭들이 신기하고 매일 매일 닭들에게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며칠만 잠깐 방심하면..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는 건 언제나 시간을 선물 받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 창문을 열때 느껴지는 아직은 서늘한 찬 공기가 좋고, 아침마다 떠들석 하게 울어대는 닭들의 소리가 정겹고, 멀리서 들리는 동네 강아지들 짖는 소리와 그 소리에 답하듯 짖는 나의 댕댕이들이 사랑스럽다. 맑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 집에 있는 건 뭔가 많이 손해 보는 느낌이 들것 같은 그런 날이다. 푸르름 가득한 마당에선 신나게 뛰뛰하는 우리 아이들^^ 강화도에 이사 온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항상 큰문으로만 다니다가 오늘은 처음으로 후문 쪽으로 나와 본다. 측면에서 바라보는 우리 집이 이런 모습이구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집 주변은 흙을 만지는 분들의 손길로 하루하루 다른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트랙터의 모습을 보는 것도..
강화도에 집을 보러 왔을 땐 겨울이었다. 앙상한 나무와 겨울 느낌 가득한 정원의 모습이었다. 4월 초 이사 온 후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이 가득해지고 있는 우리 집 마당은 이름 모를 나무에서도, 바위틈에서도 꽃이 피고 점점 화려해지고 있는 모습니다. 오늘도 하늘이 맑은 날이다. 사랑하는 나의 반려견을 위한 허들콘, 시소, 터널^^ 마당은 점점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해가고 있다. 내가 바랬던 모습이다. 정원을 보며 점점 마당에 나와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집 주변에 막혀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보니 아침에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저녁에 해가 지는 것을 집에서 볼 수 있는 매일매일의 풍경^^ 참 사랑스러운 일상이다.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강화도는 바람이 많이 분다. 따사로운 햇살 가득한 5월이지만 바람은 ..
난 전원생활을 싫어하진 않지만 삶의 터전은 도시가 좋았고, 난 도시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바다를 좋아했고, 산을 좋아했고, 시간이 날 때면 늘 바다를 찾아 산을 찾아 카메라에 담았던 시간들 ^^ 암에 걸리고, 장애인이 되고,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된 나는 건강을 위해 공기가 좋은곳을 찾아 이곳 강화도로 이사 오게 되고, 그렇게 전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쥐가 보이면 어떻게 하지? 벌레 같은거 많으면 어떻게 하지? 마당 관리는 어떻게 하지? 나 벌레 엄청 싫어하는데.......... 전원 생활을 앞두고 들은 생각이 고작 그런 것들이었다. 아직 어른이 덜 됐나 보다^^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를 하러 갔는데 전입신고 선물을 준단다. 선물? 서울에서만 살았고, 서울을 처음 벗어나서 인천 ..
땅에 쌈채소 하나라도 심었다면 봄은 누구에게나 바쁜 계절이다. 천년초 농사를 짓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도 봄은 무척이나 바쁜 계절이다. 올봄은 천년초 주문이 많이 그 어느해보다 바쁜시간들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서야 우리밭을 돌아보니 해야할일이 태산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밭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파란하늘이다. 눈이 부시도록 따사로운 햇살도 가득한 하늘이다. 그런데... 미세먼지 수치가 좋지 않은 날이다. 눈에 보이는것과 미세먼지 수치는 다르다고 하던데... 믿어야할까? 2년째 맞이하는 이곳은 아직 잡초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재법 줄기들도 많이 늘어나있다. 잡초밭인지, 천년초밭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 3년째를 맞이하는 밭이다. 태풍으로 비닐이 날아가고, 약간의 피해가 있었던 이곳은 다시 심..
봄이 되며 밭일로 바빠진 요즘이다. 이번 주까지 주문 들어온 양을 처리하고 나면 올해 농사를 위해 비료작업, 비닐작업, 심는 작업까지 이어지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바쁜 시간들이 소중한 하루하루다. 어둑한 이른 새벽 밭으로 향한다. 갑작스레 안개는 왜 이리 짙은 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이다. 어두운 안갯속을 걸음마하듯 종종거리며 도착한 천년초밭. 주변에 불빛이 전혀 없는 밭이지만, 일출시간이 다가오며 조금씩 밝아오는 모습이다. 짙은 안개로 촉촉한 공기다. 겨울 동안 누워있던 천년초들이 조금씩 파릇하게 올라오고 있다. 쪼글쪼글했던 줄기도 오동통 수분이 차오르고 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천년초 가시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장갑도 두껍게... 오늘도 천년초 작업을 위해 장화를 신는다. 3년째를 맞이..
겨울동안 잠시 쉬고 있었던 천년초 농사는 봄이 되며 바빠지기 시작했다. 잡초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겨울은 우리에게 휴식같은 기간이다. 올해는 밭의 일부를 뿌리까지 모두 캐는 작업을 해야 해서 초봄부터 꽤 바쁜 시간을 보냈다. 뿌리까지 모두 뽑은 천년초를 농막에 풀어놓으니 그동안의 수고로움보다 더 많은 선물을 받은듯하다. 뿌리작업을 마치고 시작한 식재작업. 뿌리까지 뽑아버린 밭, 작년에 미처 작업하지 못했던 밭에 심을 천년초를 준비해야 하는데, 주문들어온 식재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이번주까지 주문량을 해결하고 나면 우리밭에 심어질 천년초 작업에 들어가야한다. 우리밭에서 나온 식재들이 다른곳에서 더 풍성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란다. 겨울동안 죽은듯 바닥에 누워있던 쪼글쪼글한 천년초 줄기는 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