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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pkin Time
눈 예보가 있던 날 아침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댕댕이들의 집과 놀이터가 여유로움 가득 담았다. 눈 오는 날은 늘 운전부터 걱정하게 된다. 이럴 때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걸 다시 한번... ㅎㅎ 5개뿐인 현관 앞 계단을 치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른 아침 커다란 트럭이 지나갔는데 제설차였던 것 같다. 눈이 오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제설차로 시골의 겨울이 그리 힘들지 않다. 처음으로 살아보는 시골생활, 처음으로 살아보는 단독주택은 여러 걱정거리가 많았었다. 서울보다는 춥지만 거실 벽난로 덕분에 살만하다고 느끼고, 밤이 되면 자주 만나게 되는 고라니 덕분에 서행을 하게 되고^^ ㅎㅎ 올 겨울 마지막 눈이 될 것 같은 눈 내린 우리 집의 오늘을 몇 컷 남겨본다. 강화에 이사 온 후 처음 경험하는 겨울은 생..
혈액종양내과 외래가 있는 날이다. 채혈 때문에 외래 시간보다 1시간 일찍 가야 하기에 병원 가는 날은 늘 아침부터 바쁘다. 혈관이 없어 채혈하시는 선생님들마다 당혹스러워하지만, 찔려야하는 난 더 당혹스럽다^^ 이번엔 다행히 두번의 찔림으로 채혈 끝. ㅎㅎ 나의 혈액검사 결과. 아... 뭐지? 퇴원 후 가장 좋은 피검사 결과이다. 나의 피가 오늘 너무너무 정직하다. "오늘 피검사 결과는 나보다 더 좋은데요?" 선생님의 첫마디였다. 중환자실에 있었고, 항암도 두 번밖에 할 수 없었기에 교수님에게 난 늘 주시해야 할 환자였을 것이다. 선생님께서 이제 마음이 조금 놓이신듯하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던 시간이다. 그리고 교수님께 너무도 감사한 시간이다. 병원에 다녀오며 바라보는 하늘이 내 마음을 투영하듯 그 어느..
모임이 있는 날 점심 식사 장소를 고민했지만 7명의 좌석 예약이 쉽지 않았던 날이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다행히 룸으로 당일 예약을 할 수 있게 된 '봄날의 정원 한식당' 메뉴를 고르는 건 언제나 힘들지만 즐거운 고민이다. 여긴 보쌈과 육개장이 메인메뉴인 듯 육보세트에서 느낌이^^ 추가메뉴에서 김포특주가 눈길을 끈다. 다음엔 남편이랑 같이 와서 한잔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우리는 보쌈 정식과 육개장정식을 주문했다. [보쌈 정식] 1인 쟁반에 깔끔한 상차림이다. 혼자 먹기엔 다소 많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의 푸짐한 고기와 추가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보쌈김치. 솥밥엔 깔끔 구수한 누룽지. [육개장 정식] 내가 먹은 메뉴가 아니어서 맛은 모르지만 꽤 괜찮고 알찼다는 의견^^ 7명의 즐겁고 맛있는 식사 모임 ..
주차한 차량 옆에 움직이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새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보니 다행히 살아있는 아이였다. 조류에 약해서 종류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멧비둘기가 아닐까 싶었다. 날개 한쪽이 이상한 듯 ㅠ.ㅠ 새를 가만히 살펴보니 우측 날개가 많이 손상되어 있었다. 아직은 작은 새인듯하다. 이대로 두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어떻게 해아하나 잠시 고민되었다. 주변 들개라도 만나면 안 될 것 같아 일단 구조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살려낼 수 있을까? 이런 고민도 잠시.... 아이는 집으로 옮겨온지 얼마 안돼서 하늘나라에... ㅠ.ㅠ 사망하기 직전에 내가 발견한듯하다. 새야새야~~~ 건강하게 편히 쉬렴~~~
강화군청 홈페이지(ganghwa.go.kr) 공고에서 보게 된 2023년도 농업의 시작을 알리는 ‘새해 농업인 실용 교육’ 교육일자 1. 9. (월) 1.10. (화) 1.11. (수) 1.12. (목) 1.13. (금) 1.16. (월) 과정명 오 전 09:00~13:00 고구마 포 도 인 삼 휴 강 고 추 벼 고품질 육성단지 GAP교육 교육 내용 중 고구마, 고추에 관심이 있어 참석 예정이었다. 1월 9일~16일 5개 과정(고구마, 포도, 인삼, 고추, 벼 고품질 육성단지 GAP 교육)이 진행된다. 이런 교육이 처음인 나는 미리 신청 전화를 했지만 그냥 오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참석인원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었지만 오산이었다. 주차할 곳도 없을 만큼 얼마나 많은 분들이 오셨는지^^ 올봄에는..
2022년 가을 태어나 처음 잡아본 붓. 처음 배워본 문인화. 3개월 만에 화선지와 묵향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나^^ 2022년 올해 마지막 화선지에 그린 국화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3개월 동안 열심히 한 결과다. 올해 열심히 보낸 나에게 주는 선물로 자주 구매하는 단골 사이트에서 보게 된 서진을 구매했다. 여러 디자인 중 일월오봉도와 작호도를 선택했는데 뭐야뭐야.... 너무 이쁘다^^ 먹물 묻을까 아까워 못쓸것같은 비주얼의 서진이다. 묵직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서진보다 강력한 무게감이다. 내가 사용하려고 구입한 2개의 서진이다. 하지만 하나는 다시 케이스에 담아 에쁘게 포장을 하고 선생님께 연말 선물로 슝~~ 넘 좋아하시는 선생님 모습에 기분좋은 연말 기억 하나가 추가되었다^^ 묵직한 서진..
석모대교에서 양도면 방향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즐기기 아름다운 길이다. 건평항을 지나 후포항 가기 전에 작은 공영주차장을 만나게 된다. 가끔 이곳에 들러 시원함을 느끼곤 했었다. 공영주차장이다 보니 주차는 언제나 편한 곳이다. 가끔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차박을 할 수 없는 곳이다. 공영주차장 앞 버스정류장에 '내리쉼터'라는 이름이 쓰여 있어서 이곳이 내리쉼터인 것을 알게 되었지만 내비게이션에서는 '내리쉼터'를 치면 검색되지 않는 곳이다. 지도검색은 '내리 삼거리'를 검색하면 이곳을 목적지로 만나게 된다. 특별한 것이 없어 더 좋은 곳이다. 그래서 더욱 고요하고, 바다 내음을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강화도의 몇 곳은 고요하게 알려지지 않는 곳들이 있었음 싶다..
'국수 같은걸 왜 돈 주고 사 먹어?' 내가 늘 그랬다. 국수는 집에서 내가 해 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자만했던 내가 이제 국수는 사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강화면사무소'를 알게 된 이유다. 처음 오픈 후 주말에만 영업하셨는데 드디어 평일 영업을 시작하셨다. 아.... 이 맛있는 김치는 무엇? 사장님께 죄송하지만 국수가 나오기 전 김치를 모두 호로록... 음... 역시 맛있는 비빔국수 그런데 함께 나온 국물 맛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준다. 잘 비벼진 비빔국수는 눈 깜짝할 사이 호로록~~~ 면치기의 진수를 경험한 시간이다^^ 비빔국수와 같이 나온 육수와 같은 육수로 만들어지는 잔치국수. 그러니 맛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난 저 많은걸 국물까지 다 먹어버렸.....
퇴원 후 사람 많은 곳 피해 다니며 소극적인 생활을 해왔던 내가 송년회 참석을 했다. 백혈병환우회 송년모임이다. 백혈병환우회는 내가 백혈병 환자라는 걸 마음 편히 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모임이다. 나와 동갑인데 나보다 동안이고, 심지어 귀여움도 가득한 사무처장님^^ 환우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몸으로 보여주시는 대표님^^ 환우회에서는 저녁으로 도시락을 준비해주셨다. 흔히 보던 도시락과는 퀄리티가 다른 만족스러운 도시락이다^^ 독서모임을 통해 알고 있던 회원분께서 함께 음악 하시는 분들과 기타 공연을 준비하셨다. 덕분에 송년회가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이어진다. 백혈병 환우와 가족이 함께 참석한 시간이다. 몇년이 지나시고, 재발하여 오랜 치료를 하신 분도 계시고, 그분들 대화 속에 귀한 정보들..
영어는 나에게 숙제 같은 존재다. 학창 시절 그 긴 시간 동안 영어를 했음에도 막상 대화를 할 때는 왜 그리 말문이 막힐까? 그동안 무슨 공부를 했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다양한 나라를 참 많이 다녀봤지만 갈 때마다 영어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집이 미국인 나는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미국을 갈 일이 좀 더 많은 편인데, 갈 때마다 난 늘 같은 말을 한다.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또 영어 공부 안 하고 왔다 어떡하지?' 미국 생활을 하며 '역시 영어는 현지에서 부딪쳐야 가장 실력이 빨리 느는 것 같아' 그리고 한국에 들어올땐 '다음에 미국에 돌아올 꼭 영어 공부하고 와야지' 하지만 난 한 번도 영어 공부를 하고 미국에 간 적이 없고, 늘 같은 말을 반복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