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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원생활 (33)
Pumpkin Time
봄이 되며 밭일로 바빠진 요즘이다. 이번 주까지 주문 들어온 양을 처리하고 나면 올해 농사를 위해 비료작업, 비닐작업, 심는 작업까지 이어지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바쁜 시간들이 소중한 하루하루다. 어둑한 이른 새벽 밭으로 향한다. 갑작스레 안개는 왜 이리 짙은 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이다. 어두운 안갯속을 걸음마하듯 종종거리며 도착한 천년초밭. 주변에 불빛이 전혀 없는 밭이지만, 일출시간이 다가오며 조금씩 밝아오는 모습이다. 짙은 안개로 촉촉한 공기다. 겨울 동안 누워있던 천년초들이 조금씩 파릇하게 올라오고 있다. 쪼글쪼글했던 줄기도 오동통 수분이 차오르고 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천년초 가시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장갑도 두껍게... 오늘도 천년초 작업을 위해 장화를 신는다. 3년째를 맞이..
겨울동안 잠시 쉬고 있었던 천년초 농사는 봄이 되며 바빠지기 시작했다. 잡초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겨울은 우리에게 휴식같은 기간이다. 올해는 밭의 일부를 뿌리까지 모두 캐는 작업을 해야 해서 초봄부터 꽤 바쁜 시간을 보냈다. 뿌리까지 모두 뽑은 천년초를 농막에 풀어놓으니 그동안의 수고로움보다 더 많은 선물을 받은듯하다. 뿌리작업을 마치고 시작한 식재작업. 뿌리까지 뽑아버린 밭, 작년에 미처 작업하지 못했던 밭에 심을 천년초를 준비해야 하는데, 주문들어온 식재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이번주까지 주문량을 해결하고 나면 우리밭에 심어질 천년초 작업에 들어가야한다. 우리밭에서 나온 식재들이 다른곳에서 더 풍성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란다. 겨울동안 죽은듯 바닥에 누워있던 쪼글쪼글한 천년초 줄기는 봄이..
봄이 되면 농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쁘다. 더위와 싸워가며 여름에도 쉴 수 없는........... 흙을 만지는 사람들. 천년초 농사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여름은 일하기 힘든 계절이다. 태풍으로 비닐이 날아가 잡초와 뒤섞여진 모습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던 천년초밭의 일부를 정리하고, 올 겨울이면 정리해야할 밭의 일부도 정리했던 날. 잡초와 싸우느라 다른곳의 천년초보다 많이 크지 못한 못난이 천년초. 하지만 나에겐 크고 작은 천년초 줄기 한장 한장이 참으로 소중하다. 오늘은 나의 친구도 우리와 함께 밭일에 참여했다. 처음 해보는 밭일이 힘들텐데, 자기 일처럼 허리를 굽히는 친구. 밭일을 처음 해본 2년전 나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때 내가 힘들었던것처럼 친구도 함께 하려는 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사랑..
동네 산책을 하며 어느집 화단에서 보게된 쳔년초. 어쩌다 툭 던져진 선인장 조각이 불어난듯한 느낌이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천평정도의 땅에 농사를 짓고 있는 천년초. 그걸 여기에서 만나게 되다니... 직업은 속일 수 없나보다. 미국에 와서까지도 천년초만 머리속에 가득하니 말이다. 미국에 와있는 동안 내가 하던 일까지 남편이 다 해야하는데... 조금 미안해진다. 미국과 한국의 꽃과 나무는 같은듯 하면서도 다르다. 모양은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향과 모양이 분명 한국에서의 것과 다르다. 하지만, 이 천년초는 똑같았다.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아주 작은 가시까지. 미국에 있는 동안 천년초에서 피어날 노랑색 꽃도 보고갈 수 있을듯하다. 지금 내가 미국에 오지 않고, 한국에 있었다면 천년초 밭작업을 준비하고 있을텐..
올봄 하우스 한견 약 20평의 공간에 심었던 고구마 100주. 잘 자라고 있으려니 신경도 쓰지 않았던 고구마밭은 무성했던잎들과 줄기들로 마닥을 매웠다. 줄기를 모두 걷어내고, 삽과 호미로 고구마를 캐기 시작했다.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고구마들. 빨간 껍질의 크고 작은 고구마들이 쌓여간다. 고구마는 이렇게 7봉지나 만들어졌다. 이렇게 많은 수확을 하게 될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날씨가 더 추워지기전에 고추를 모두 정리해주어야한다.오늘은 남아있던 풋고추를 모두 정리해주었다.비가 내리고난 후 기온이 더 내려간다고 하던데...청양고추와 오이고추도 곧 정리해주어야할듯하다. 그동안 모두 수확하고 남은 자리에 또 자라있는 여주, 노각, 호박, 가지 등등.....지난주 수확한 늙은 호박은 호박즙을 내리기 위..
뜨거운 여름은 지나고, 시원한 가을. 하지만.... 밭일을 하기엔 낮의 햇살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여름동안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란 천년초 열매 수확을 하느라 지난주는 정신없이 보낸것같습니다. 약 천평 가량의 천년초밭 가득한 천년초 열매들을 거의 다 수확을 했습니다. 허리가 끊어질듯하지만, 트럭에 실려 보내지는 열매들을 보니 뿌듯합니다. 열매를 주문한 고객분들에게 보내드리고, 열매 가루를 만들기위해, 그리고 액기스를 만들기위해 작업장으로 보내집니다. 그리고 올해도 열매효소와 열매술을 담기위해 집으로도 약 500kg 정도를 옮겨왔습니다. 약 200kg 정도는 술을 담그고, 300kg 정도는 효소를 담을까합니다. 작년에 담은 술이 인기가 많아 이젠 열매술이 얼마 남아있질 않아 밭에 남아있는 열매들로 술을 ..
올봄 엄마가 주신 여주씨앗을 밭에 뿌리며, 많이 올라올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뿌려진 씨앗마다 모두 줄기를 타고 올라오더니... 하우스 한쪽줄은 모두 여주로 채워졌다. 여주에 좀 더 신경을 썼다면 더 많은 여주를 얻었겠지만, 노력보다 충분한 양의 여주를 선물로 받았다. 꽤 여러개는 이미 터져 씨앗을 밭에 쏟아버린 아이들도 있지만, 그런것들은 버려두고, 노랗게 익은 여주들을 담았다. 녹색의 식품으로 활용하고, 노랗게 익은 여주에서는 씨앗채종을 한다. 씨앗을 감싸고 있는 붉은주머니. 맛을 보면 살짝 단맛도 나고, 신맛도 난다. 물론 먹어도 되는 간식거리다. 씨앗은 채에 넣어 손으로 몇번 비벼주면 빨강색 껍질은 쓸려나가고 씨앗만 남게된다. 약 1cm 가량 되는 씨앗은 단단하고, 크기도 그리 작지 않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농작물들. 약 250평의 하우스.... 참 일이 많다. 오늘 하루는 하우스에서 보내기로 하고..... 식사도 든든히 챙겨본다. 하우스 한쪽에 마련된 그늘과 테이블.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그늘이라해도 더워서 잠시 앉아 있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앉아 있는 의자와 한몸이라도 될듯 일어나기가 싫다. 바로 가을바람의 유혹때문이다. 가을 바람의 달콤함에 빠져 점심 자리를 펼쳐본다. 오늘 준비한 점심은 삼겹살. 이젠 얼마 남지 않아 아껴먹고 있는 맛있는 묵은지... 묵은지와 함께 삼겹살이 맛있게 익어간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잔. 하우스 밭일을 하며 이곳 저곳 모기에 물리고... 자잘한 상처가 나기도 하지만... 살얼음 동동 띄워진 한잔의 맥주가 이 순간은 최고의 선물이다. 시간이 ..
하우스 농사를 시작하며, 이것 저것 심어보고 싶은 욕심에 종류별로 심어보고... 또 종류별로 수확의 기쁨들을 누렸왔다. 더운 여름 모기에게 수많은 헌혈을 해가며, 가을을 맞이했다. 일을 하며 농사를 한다는게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조금만 더 자주 와보고,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선 과한 수확을 누렸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려 했지만, 오늘도 오후가 되어서야 밭에 도착했다...... ㅠ.ㅠ 두바구니 가득 고추를 담아본다. 빨간 고추들이 가득하지만, 저걸 다 언제 따을지.... 정말 농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지난번 한바구니 담아갔는데.... 그사이 또 많이 자라있는 여주. 노랗게 익어 빨간 씨앗을 터트리고 있는 여주들도 많이 보인다. 오..
오늘 하루는 엄마와 이모님들을 위한 하루로 시간을 비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밭에서 먹을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 바베큐 그릴에 구워 먹을 맛있는 목살을 넉넉히 준비하고, 된장찌게, 묵은지, 밥과 반찬. 분주한 아침이지만 기분좋게 시작되는 아침이다. 노란꽃으로 물들어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는 천년초밭에 들러 보여드리니 이모님은 가을에 열매 딸때 도와주신다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신다. 천군만마를 얻은듯 기분이 좋아진다...^^ 노오란꽃밭에서 엄마와 이모님들의 사진도 찍어드려본다. 여러가지 야채를 키우고 있는 하우스. 필요하신만큼 가져가고 싶으신만큼 다 따서 가져가시라고 비닐과 바구니를 드리고, 난 식사를 준비한다. 농사에 대해 지식이 많으신 이모님과 엄마의 조언을 열심히 듣는다. 다 기억해서 잘 활용해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