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村夫)
- 에움길 걷다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 여행카페
- 김치앤치즈의 Life, Travel & English
- 인천서구청 블로그 노을노리
- 계양구청 공식 블로그
- 하고싶으면 하는거야!
- 인천광역시 서구청
- 인천광역시 계양구청
- 인천광역시 남동구청
- 산림청
- 창조경제의 시작, 남동구
- 산림청 대표 블로그
- Kien's story
- 제이의 이야기
- LOCK&LOCK 커뮤니티사이트
- 이금기소스 요리전문 블로그
- 내다보는 (창)
- 오스트리아,그라츠! 지금은 린츠
- 몽실언니의 영국일기
- 옷에 달라붙는 먼지처럼 세월에 달라붙는 추억들
- hCard 1.0.1 XMDP profile
- 칼퇴의품격
- Love Letter
- GENTLE DOG
목록백혈병일기 (8)
Pumpkin Time
2022년 1월 31일은 나의 퇴원날짜다. 구정연휴를 엄마와 함께 보내기 위해 가퇴원을 허락받았던 날이다. 2번의 항암으로 항암을 중단했을 때 두려움도 컸었다. 내가 재발 없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살고 있는 강화도는 저수지가 많은 곳이고, 그곳에서 겨울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는 곳이다. 건강했을 때는 이런 곳에 들어가는 게 무섭지 않았었다. 더 위험한 곳으로 출사를 다니기도 했었지만, 이젠 무서운 일이 되어버렸다. 활동적이었던 나는 정적인 취미를 갖게 되었고, 화선지와 붓을 들 때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 남들은 손가락이 모두 잘린 내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것이 매우 신기한듯하다. 반대 입장이었다면 나도 그랬을지 모른다. 소중했던 시간과 건강하게 잘 살게 해 준 겨울에 ..
혈액종양내과 외래가 있는 날이다. 채혈 때문에 외래 시간보다 1시간 일찍 가야 하기에 병원 가는 날은 늘 아침부터 바쁘다. 혈관이 없어 채혈하시는 선생님들마다 당혹스러워하지만, 찔려야하는 난 더 당혹스럽다^^ 이번엔 다행히 두번의 찔림으로 채혈 끝. ㅎㅎ 나의 혈액검사 결과. 아... 뭐지? 퇴원 후 가장 좋은 피검사 결과이다. 나의 피가 오늘 너무너무 정직하다. "오늘 피검사 결과는 나보다 더 좋은데요?" 선생님의 첫마디였다. 중환자실에 있었고, 항암도 두 번밖에 할 수 없었기에 교수님에게 난 늘 주시해야 할 환자였을 것이다. 선생님께서 이제 마음이 조금 놓이신듯하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던 시간이다. 그리고 교수님께 너무도 감사한 시간이다. 병원에 다녀오며 바라보는 하늘이 내 마음을 투영하듯 그 어느..
2022년 3월 12일 대상포진 1주일 전부터 등이 가렵기 시작했다.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처럼 따갑고, 통증도 있었다. 등에 볼록볼록 스포처럼 올라와 있는 게 보였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피부과에 갔는데 대상포진이란다. 그동안 살면서 한 번도 대상포진에 걸려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대상포진인 것도 처음 알았다. 대상포진에 걸렸다는 사람들의 힘들다 괴롭다는 말만 들었지 그게 이런 느낌이었구나 싶다. 피부과에서는 내가 백혈병 환자다 보니 치료받고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게 좋다고 한다. 아마 내가 치료가 끝나지 않은 백혈병 환자이기 때문에 조금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인하대병원으로 다시 찾아갔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심하진 않아서 일단 약만 바르자고 하시며, 에크로바 크림(Aclova Cream)을..
2021년 9월 8일 병원 입원 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머리를 감지 못했다. 그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머리 감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항암주사 끝내고 제일 먼저 머리부터 감았다. 머리 감고 얼마나 개운한지 오랜만에 낮잠도 늘어지게 잘 수 있었다. 수혈을 할 때마다 열이 올라 많이 힘들다. 나아질 거라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어야 할지 정말 미치겠다. 전날부터 맞기 시작한 촉진 주사는 왜 이리 아픈지.... 2021년 9월 13일 저혈압 아침에 엑스레이 찍고오는데 갑자기 쓰러져 버렸다. 며칠 전에도 쓰러진 적이 있었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현기증이 나고, 서있을 힘도 없이 그렇게 쓰러졌다. 혈압은 90이었다. 2021년 9월 14일 첫번째 보험 진단금 입금 지난주 신청했던 보험 진단금이 입금 됐..
2021년 9월 6일 관해유도 항암 마지막 날 일주일 일정의 관해유도 항암이 끝났다. 백혈구, 혈소판 수치는 바닥까지 내려왔고, 체온은 오늘 아침도 38.8℃,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다. 감염에 취악한 시기이기에 감염내과 선생님을 만날거라고 하셨다. 면역력 수치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병실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셨고, 조심해야 할 음식에 대해서 담당 선생님께서 오셔서 설명해주셨다. 빨간 피, 노란 피, 항생제는 항암이 끝난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항암도 수혈도 모두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수혈 동의서를 받을 때 의료진이 조금 애를 먹었었다. 그동안 한 번도 다른 사람의 피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내 몸에 다른 사람의 피가 들어오는 게 왠지 무서웠다. 내가 다른 인격체로 바뀔 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
2021년 8월 30일 항암치료 시작 항암을 시작하는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회진 때 선생님께서 항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신다. 관해유도 항암은 8월30일~9월6일까지 일주일 일정이다. 항암제 투여를 위해 정맥 카테터 PICC(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를 삽입했다. 병원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 스산하다. 마치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것같은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듯하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된 항암. 시타라빈(CYTarabine) 항암제를 시작으로 항암이 시작되었다. 항암에 대한 일정, 변화될 혈액 수치, 몸에 대한 변화 등등 여러 가지 설명을 들었지만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무서웠다. 간호사 선생님이 국민건강보험 암산정특례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치..
2021년 8월 25일 골수검사 결과 입원 후 간호사 선생님들이 나를 백혈병 환자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 그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고, 나 아직 백혈병 확정된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백혈병 환자라고 하냐고 화를 내기도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골수검사 결과가 나왔다. 교수님께 다시 한번 물었다. '선생님 제가 백혈병이 맞나요?' '네 맞습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입니다.' (정확한 병명은 급성골수모구성백혈병(Acute myeloblastic leukemia)) 선생님께서 바로 일주일간의 항암 치료가 들어간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선생님께 시간을 달라고, 입원 준비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드렸다. 3일 후 입원하기로 하고 가퇴원하기로 했다. 참아왔던 눈물이 흘렀다.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 없는데 내가 왜 백혈병이야? ..
선생님께 백혈병이라는 말을 듣고 많이 울고 많이 힘들었지만 정신을 차려야 했다. 생존 확률 50%. 난 살아남는 50%에 포함이 되고 싶었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러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했고, 눈물만 흘리고 있어서는 안 됐다. 미래에셋 FC로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었다. '나 백혈병이래 나 보험 들어놓은 것 중 받을 수 있는 보험 있는지 확인 좀 해줄래?' 친구 : '당연히 보험금 나오지. 너 많이 나올 거야 암이잖아 게다가 고액암이어서 넌 많이 나올 거야' 나 : '아니 나 암이 아니고 백혈병이라고' 친구 : '그래 백혈병이 혈액암이야' 암?? 내가 백혈병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고 있었구나 싶다. 혈액암^^ 들어본 적은 있다. 그런데... 백혈병이 혈액암인지 몰랐다. 어쩜 이렇게 무지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