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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일기 #4] 항암치료를 준비하며 3일간의 자유시간 본문

〓백혈병 투병일기

[백혈병 일기 #4] 항암치료를 준비하며 3일간의 자유시간

김단영 2022. 5. 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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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5일 골수검사 결과

입원 후 간호사 선생님들이 나를 백혈병 환자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 그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고,

나 아직 백혈병 확정된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백혈병 환자라고 하냐고 화를 내기도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골수검사 결과가 나왔다.

교수님께 다시 한번 물었다.

'선생님 제가 백혈병이 맞나요?'

'네 맞습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입니다.'

(정확한 병명은 급성골수모구성백혈병(Acute myeloblastic leukemia))

선생님께서 바로 일주일간의 항암 치료가 들어간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선생님께 시간을 달라고, 입원 준비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드렸다.

3일 후 입원하기로 하고 가퇴원하기로 했다.

 

참아왔던 눈물이 흘렀다.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 없는데 내가 왜 백혈병이야? 내가 왜?

 

퇴원을 하고 샵에 돌아와 우리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5년째 운영 중이었던 반려견사업 젠틀독.

내 머릿속엔 젠틀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것이 우선이었다.

'엄마 한 달 정도 병원에 입원했다가 올께. 우리 아기들 잘 지내고 있어야 돼!!'

하나하나 우리 아이들을 만지며 인사를 나누었다. 

 

 

 

3일의 시간.

뭘 해야 할지 몰랐다.

항암치료를 하면 머리가 빠진다고 하지만 미리 머리를 밀고 싶진 않았다. 

길었던 내 머리는 욕실에 가서 내가 직접 잘랐다.

머리를 자르는 내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난 잘할 수 있을 거야 스스로를 다독이며 3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가게일에 익숙하지 않은 남편에게 가게를 부탁하고,

직원들에겐 백혈병이란 얘기는 하지 못한 채 잠시 병원에 입원하게 됐노라 얘기만 하고,

난 다시 병원에 입원을 했다. 

 

2021년 8월 29일 입원

 

강남 성모병원으로 병원을 옮길 생각이었다.

교수님께 말씀드렸고 원하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필요한 자료 준비해주신단다.

 

난 백혈병인지 몰랐고, 백혈병에 대한 지식도 없었다.

인천 청라에서 가장 가까운 인천성모병원으로 갔었고, 그곳 교수님이 출산휴직중이라 혈액종양이 안된다고 해서

가장 가까운 혈액종양내과를 찾아 인하대병원으로 왔던 것뿐이기에

어느병원을 선택해야 하는지 사실 잘 알지 못했고 경황도 없었다.

인터넷 검색, 선생님과의 충분한 대화, 남편과 오랜 상의 끝에 그리고.....

정말 많은 고민끝에 난 인하대병원에서 치료하기로 결정 내렸다.

교수님은 병원을 옮기려던 내 마음을 바꿀 만큼 신임을 갖기에 충분한 분이셨다.

 

내일부터 항암 치료가 시작이 된다.

살짝 무섭다.

그동안 어려운 일들 잘 해왔던 것처럼 난 이번에도 잘 견딜 수 있을 거라 나 스스로를 다독인다.

백혈병 치료를 위한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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