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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맛있는 이야기/맛있는 여행 (195)
Pumpkin Time
몸살기운과 미열로 몸은 힘들지만, 난 종로에서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윙과 함께 튀겨져 나온 매콤한 고추가 입맛을 잃었던 나의 미각을 살려주는듯하다. 건강 잃지 말자. 혼자 있을때 아픈게 얼마나 힘들다는걸 다시 경험하지 말자.
저녁메뉴로 도가니수육전골로 정하고 신촌설렁탕 계산점을 찾았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주방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렸다. 주방 가까이 앉아있어 주방에서의 소리도, 주방에서의 움직임도 모두 보였기에 그곳 사장님께 물었다. "설마 주방에서 개를 키우시냐고.." 조금 놀라며 주방 밖에서 키우고 있다는 대답을 한다. 하지만 난 이미 음식을 먹을 맛이 떨어져있었다. 나도 동물을 좋아해서 강아지도 여러해동안 여러마리를 키워봤지만, 좋아하는것과 일은 다르지 않나 싶다. 아무리 청결하게 한다고 해도, 음식에 미세하게라도 강아지 털이 들어갈것이고, 위생에도 안좋은건 경험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신경안쓰고 먹으려 애쓰는데 주방쪽 내 옆 아주 가까이에 개 짖는 소리가 또 들리기 시작한다. 내 얼굴은 점점 ..
가을저녁 바람이 유난히도 많이 불어 얇게 입은 옷이 원망스러웠던 저녁에 들어간 추어탕집. 추어는 그리 즐기는 음식도 아니고,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이지만, 오늘은 도전해보기로했다. 처음들어보는 미꾸라지매운탕. 그곳 언니의 말이 얼큰하단다. 맛있단다. 그러면서 적극 추천하기에 일단 주문. 매운탕이 나오기전 이곳 반찬이 맘에 들었다. 집에서 먹는듯한 맛이라고해야할까? 된장으로 양념한 통고추는 얼마전 엄마가 해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그 맛과 비슷했다. 내 입맛이 약간 까다로운 편인데, 이곳에 나온 반찬들이 대부분 내 입맛을 만족케했다. 담은지 얼마안된 김치는 보통사람은 맵다고 못먹을정로 많이 매웠지만, 이 맛이 오히려 날 행복하게했다. 김치만 3접시를 먹었으니 김치도둑이 될만했다. 밥을 좋아하지 않아 1/3공기 ..
몇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잠새워 다녀온 산행에, 전날 낮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여서인지 오전부터 힘이 하나도 없었다. 해물탕이나 먹으러 가자는 친구와 함께 아무곳이나 들어간 인천의 어느 해물탕집. 반찬은 미리 튀겨놓아 바삭함이 없는 튀김은 젓가락이 가지 않았고, 간장에 졸인 오뎅도 옆에 치워놓고, 김치와 간장게장만 앞에 놓고 해물탕 맛있기를 기대하며 기대려본다. 반찬도 먹을게 없고, 해물탕 가격도 좀 비싼듯 했지만, 해물탕을 먹으면서 느끼는건 돈이 아깝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종류별로 다양한 해물이 넉넉히 들어있고, 살이 꽉찬 게살은 손에 뭍히는걸 싫어해서 건드리지 않는 나의 손을 걷어붙이게했다. 몇일 힘이 빠져 축 쳐져있던 나에게 오늘의 해물탕은 나에게 보약 그 이상이었다. 반찬으로 나왔던..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가을이 되면 횟집가서 뭘 먹을까 고민할 필요 없이 일단 전어를 시켜놓는다. 이날 전어는 얼마나 맛있던지... 전어만 먹다가는 눈치싸움에 나오지도 않은 새우등 터지는 일이 생길것 같아 광어회도 주문했다. 작년 가을부터 올봄까지 한달이면 3~4번씩 드나들던 단골집이다. 오늘따라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사장님 정신없이 뛰어다니신다. 기본안주중 멍게는 두번이 상에 놓여졌다. 아마... 너무 바빠 착각하신듯... 덕분에 상큼한 멍게도 두접시나... 이건 생선을 튀겨 매콤탕수소스를 얹어주는데... 이 생선이름을 항상 기억하지 못한다. 이날도 사장님께서 이름을 말씀해주셨는데.. 암튼... 이름은 모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동안 한동안 찾지 못했기에 오늘 유난히..
잠시 쉬고 있었던 친구의 취직소식의 반가움이 오늘의 식사로 이어졌다. 축하턱은 내가 사야하는데, 친구의 호의를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친구에겐 꼭 필요한 소중한 선물로 축하를 대신해야할것같다.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은듯 편안함으로 보여준 친구가 고맙고, 취직을 준비하는것도, 취직 소식을 전해주는 것도 고마웠던 친구. 그 친구와 함께였기에 더욱 맛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단백했던 참치보다 함께해준 친구의 미소가 사랑스러웠던 저녁이었다.
햇살 좋은 나른한 날 친구의 호출로 사당역으로 나갔다. 친구가 어딘가를 가자고 하며 각각 방이 문까지 있는 밀폐된 공간이란다. 왠지 연인사이에 가야할 것 같은 느낌? 거길 가려는 이유는 다른테이블의 담배냄새를 공유하지 않아도 되기때문이란다. 사당역5번출구에서 30m쯤 처음 나오는 길에서 우회전 화면 몇걸음 걸어 걸짝 간판이 이렇게 크게 보인다. 방마다 에어컨도 따로 되어있고, 이렇게 문까지 닫을 수 있는 밀페된 공간이다. 처음 이 과자가 나왔을땐 이건 전부 기름덩어리라며 친구와 난 손도 안댈듯 미뤄놨지만, 이곳을 나올때 이 과자그릇은 비어있었다.. ㅎㅎ 많은 고민끝에 주문한 닭발. 양이 적은건 용서할 수 있었지만, 너무 달았다. 닭발을 좋아하지만, 끄적끄적 건드리다 결국 남기고 나오는 있을 수 없는 일이..
가야금 수업을 하러 가는 날. 방학동안 가야금 산조 중모리 수업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여름방학은 유난히도 짧게만 느껴진 시간이었다. 연주곡으로 합주할 예정인 "Let it be" 곡 하나라도 개학전에 완성해보리라 마음먹고 집을 나섰다. 몇일전 불편한 쪽잠 탓인지 허리가 아파 움직이기도 힘든 아침이다. 일주일동안 복잡했던 일들로 잠도 거의 제대로 못잔탓에 푸석푸석해진 얼굴은 거울조차 보고싶지 않게 하는 날이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내 기분을 더욱 가라앉게 하는 날이다. 짐도 무겁고, 비는 내리고, 허리까지 아파 힘들어 하면서 왜 오늘따라 차를 두고 나갔는지 나를 원망하면서 서울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입구가 여러곳이라 길을 찾느라 조금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나의 기분을 풀어준건 서울역 5번출구에서 나와 ..
논산8경과 솔바람길을 모두 다녀봐야 한다는 나의 계획중 아침일찍 첫 코스는 관촉사였다. 아침을 챙겨먹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37도의 여름날씨에 힘을 내기 위해선 먹어줘야한다는 일념으로 식당을 찾았지만 영업하는 곳이 없었다. 그냥 아침식사가 된다는 이유로 들어갔던 식당 공명소머리국밥. 관촉사에서 탑정호로 가는 길에 있었다. 소머리국밥. 일단은 내가 안먹는 메뉴중 하나이다. 문앞에 크게 써있는 매생이를 먹어볼까 했지만, 아침메뉴는 갈비탕과 소머리국밥뿐이란다. 어쩔 수 없이 갈비탕을 시켜놓고 기다렸다. 단촐한 반찬. 하지만 이곳 아주머님의 손맛이 예사롭지 않다. 반찬은 깍뚜기,김치,오이지가 전부. 하지만 그 맛이 자꾸 젓가락질을 하게 한다. 강경젓갈 시장이 가까워서인지 모르겠지만, 젓갈을 넉넉히 넣어 담은 김치..
배가 고프지도 않고... 먹고 싶은것도 없고... 가고 싶은곳도 없고... 그냥 아무곳이나 들어간 곳. Mr. 가이 사실 이런곳은 내 취향은 아니다. 너무도 7080스러운 분위기, 조금은 촌스럽기도하고, 왠지 그리 깨끗할것 같지도 않고. 하지만 이건 이곳을 모르는 내 잘못된 선입견이었다. 분위기가 7080스럽긴하고, 조금은 촌스러운건 사실이지만, 이곳 사장님의 친절함이 이런 생각을 뒤집어놓았다. 메뉴판의 두께만큼 안주가 너무 다양해 고민을 해야했다.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뼈없는 닭발" 그런데 이곳 사장님 "뼈있는 닭발"을 권하신다. 뼈 발라먹는 불편함 때문에 고민하는 나에게 적극 추천하신다. 앗... 그런데 이 닭발 너무 맛있다. 신기하게도 발가락 사이의 뼈는 모두 손질되어 있었다. 아마 절반 정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