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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12 (10)
Pumpkin Time

'국수 같은걸 왜 돈 주고 사 먹어?' 내가 늘 그랬다. 국수는 집에서 내가 해 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자만했던 내가 이제 국수는 사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강화면사무소'를 알게 된 이유다. 처음 오픈 후 주말에만 영업하셨는데 드디어 평일 영업을 시작하셨다. 아.... 이 맛있는 김치는 무엇? 사장님께 죄송하지만 국수가 나오기 전 김치를 모두 호로록... 음... 역시 맛있는 비빔국수 그런데 함께 나온 국물 맛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준다. 잘 비벼진 비빔국수는 눈 깜짝할 사이 호로록~~~ 면치기의 진수를 경험한 시간이다^^ 비빔국수와 같이 나온 육수와 같은 육수로 만들어지는 잔치국수. 그러니 맛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난 저 많은걸 국물까지 다 먹어버렸.....

퇴원 후 사람 많은 곳 피해 다니며 소극적인 생활을 해왔던 내가 송년회 참석을 했다. 백혈병환우회 송년모임이다. 백혈병환우회는 내가 백혈병 환자라는 걸 마음 편히 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모임이다. 나와 동갑인데 나보다 동안이고, 심지어 귀여움도 가득한 사무처장님^^ 환우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몸으로 보여주시는 대표님^^ 환우회에서는 저녁으로 도시락을 준비해주셨다. 흔히 보던 도시락과는 퀄리티가 다른 만족스러운 도시락이다^^ 독서모임을 통해 알고 있던 회원분께서 함께 음악 하시는 분들과 기타 공연을 준비하셨다. 덕분에 송년회가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이어진다. 백혈병 환우와 가족이 함께 참석한 시간이다. 몇년이 지나시고, 재발하여 오랜 치료를 하신 분도 계시고, 그분들 대화 속에 귀한 정보들..

영어는 나에게 숙제 같은 존재다. 학창 시절 그 긴 시간 동안 영어를 했음에도 막상 대화를 할 때는 왜 그리 말문이 막힐까? 그동안 무슨 공부를 했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다양한 나라를 참 많이 다녀봤지만 갈 때마다 영어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집이 미국인 나는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미국을 갈 일이 좀 더 많은 편인데, 갈 때마다 난 늘 같은 말을 한다.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또 영어 공부 안 하고 왔다 어떡하지?' 미국 생활을 하며 '역시 영어는 현지에서 부딪쳐야 가장 실력이 빨리 느는 것 같아' 그리고 한국에 들어올땐 '다음에 미국에 돌아올 꼭 영어 공부하고 와야지' 하지만 난 한 번도 영어 공부를 하고 미국에 간 적이 없고, 늘 같은 말을 반복을 하고..

아침 구름이 멋진 날이다. 곧 추워진다는 소식이 있지만 포근함이 다행스러운 요즘이다. 틈만 나면 마당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은 날씨가 추워지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저 멀리 보이는 강아지 집은 영업 종료^^ 가을까지 아이들과 숨바꼭질 하던 곳인데 아이들이 모두 집안으로 들어오고 이젠 빈집이 되었다. 내년 봄까지 가끔 놀러 오는 길냥이들의 은신처가 될듯하다. 추워지는 날씨에 효자노릇 하는 벽난로가 오늘도 열 일한다. 아기 비숑들이 오늘도 엄마, 이모들 밥을 탐낸다. 이유식보다 아작아작 씹는 소리 즐길 수 있는 사료가 재미있는듯하다. 아기비숑 살뜰히 살피는 삼촌 젠틀이. 아기들과 잘 놀아주는 엄마 몽순이. 이렇게 오늘도 우리 집은 개판이다. 늘 내가 앉아있는 흔들의자 주변엔 아이들이 나를 기다린다. ..

김장철이 되며 강화도의 토속음식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남은 김치 속 무채, 절임배추, 고기를 넣고 끓여 먹는다는 '속대 지지미'. 김치 속에 고수를 넣는단다. (잉? 쌀국수에 넣어먹는 그 고수?) 깊이 깊은 커다란 음식 통 한통을 선물 받았다. 김치 속에 고수가 들어간 바로 그 강화도 김치^^ 처음 먹어보는 고수 향이 나는 김치는 신기하고 아리송한 맛이다. 김치속에 고수가 들어가면 익었을 때 더 시원한 맛이 난다고 한다. 순무김치도 한통. 이렇게 푸짐한 김치를 선물 받다니... 고마움에 몸 둘 바를 모를 것 같은 날이다. 그리고 이것저것 야채들도 챙겨주신다. 샐러드 야채 '루콜라'. 밭에서 막 뽑아왔다며 '고수'. 농사지은 작은 배추들 한 봉지 가득. 큰 배추도 챙겨 주시고... 배추는 신문지에 싸서..

일주일 전 출산일보다 2일 정도 빠르게 6마리 비숑 아기들을 선물 받았다. 3.5kg 작은 몸으로 6마리를 순산한 기특한 앙투^^ 눈도 못 뜬 요 작은 아이들이 삐약삐약~ 얼마나 시끄러운지^^ 아빠, 엄마 닮아 너무도 건강하고 예쁜 아이들이다. 귀찮아서 남편도 안 해주는 우족을 울 아이들을 위해선 정성껏.. 열심히^^ 헉.... 다들 엄마젖 먹고 있는데 넌 뭐야? 저 상태로 저 틈에서 잠이 오는 거니? 아... 귀여워. 아기들 잘 살피는 앙투의 모성애로 하루가 다르게 건강하게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요즘 최고의 행복이다. 기특한 앙투를 위해 건강한 산후조리를 위해 난 오늘도 분주하다^^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는 꽃 목단(모란). 선생님께서 초보인 나에게 맞는 맞춤형 채본을 해주셨지만 따라 하는 게 쉽지 않다. 아... 어려워... ㅠ,ㅠ 화선지를 몇 장째 연습하고 있는지 이젠 세어보지도 않는다, 쌓여가는 화선지, 색색별 물들어가는 접시,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나의 목단을 바라본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나 스스로 만족하게 될 때가 오겠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중·고등학교 때 배웠을 것 같은 내용이다. 건강을 잃으며 많은것이 바뀐 나의 삶에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다른 사람이 한 번에 잘하게 되면 나는 백 번을 하고, 다른 사람이 열 번에 잘하게 되면 나는 천 번을 한다 -중용(공자)- '인간의 재능은 타고나는 면도 있지만 노력에 의해 잠재된 것이 발휘된다'라는 의미이다. 족자에 적어 벽에 걸은 이유는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벽에 무언가 걸어놓는 걸 싫어하는 내가 허락한 나의 졸필이다^^

그동안 연습한 글들 다시 써보며 만든 캘리그래피 2023년 달력. 며칠 작업하고 3개를 완성했다. 선물 받는 분들이 좋아해 줄 거라는 기대심을 갖기엔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젠 내가 나에게 주는 메시지를 담아 나만의 달력을 시작해본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나의 사업을 정리하고, 내가 살고 있는 집도 이전했다. 건강을 위해 자연과 가까워지는 것이 좋다는 판단으로 이곳저곳 알아본 서울 근교 중 강화도를 선택했다. 강화도의 추위는 5월까지 구스 패딩을 입게 했고, 뜨거운 여름 햇살은 강렬했다. 풍성한 가을 논밭의 변화를 보며 시골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백혈병 진단받은 지 어느덧 일 년이 되어가고 있다. 재발 위험은 6개월 때가 가장 높고, 그다음 1년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재발의 위험은 줄어든다고 한다. 그렇게 5년을 넘기면 괜찮다고 판단한다고 하지만 그저 이론일 뿐이다. 많은 백혈병 환자들은 이론과 달리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도 재발을 하고, 또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도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