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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일기 #16] 항암 그만할까? 본문

〓백혈병 투병일기

[백혈병 일기 #16] 항암 그만할까?

김단영 2022. 5. 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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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9일 입원

가퇴원 후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다.

항암 일정을 잡아야 하지만, 혹시 다시 입원하라고 하면 어쩌나 살짝 긴장도 되는 그런 날이었다.

다음 항암을 앞두고 몹시 불안했고, 3차 항암이 너무너무 무섭고 스트레스로 다가온 날이었다.

 

3번의 항암을 할 때마다 고열로 시달렸던 시간도 싫고, 항생제, 촉진제, 수혈도 싫었다.

그럴 때마다 균 배양 검사를 해야 하는 건 정말 정말 싫었다.

중환자실에 갔었던 지난번엔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만약 내가 다시 입원을 해서 또 열이 오르고 잘못된다면 왠지 다시는 살아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도 들었다.

마음이 많이 나약해졌었던 것 같다.

 

외래 혈액검사 결과이다.

백혈구(WBC) 수치 2,280으로 낮다.

헤모글로빈(Hb), 호중구(ANC) 수치도 낮다.

 

교수님께서 여러 가지 설명을 해주신 후 항암 시작 의사를 나에게 물으신다.

사람의 촉은 무시할 수 없는지 교수님이 내 심리상태를 읽으신듯하다.

오늘 외래에서는 다음 항암 일정을 잡을 게 분명했지만, 교수님께서 심각한 고민을 하셨다.

항암을 견디지 못하는 나의 체력과 항암때마다 위험한 고비를 겪었던 나의 건강상태를 염려하셨다.

항암을 해야 되는지 안 해도 되는지 안 한다면 어떻게 되고 한다면 어떻게 되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설명해주신다.

조혈모세포 이식도 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의 상황 때문에 이식도 안 하는 걸로 결정 내린 상태였는데,

항암을 이대로 중단하는게 괜찮을까?

 

'교수님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전 항암을 그만하고 싶습니다.'

해야 한다 5 : 안해도 된다 5의 확률이란다.

 

선생님께서 6개월 이내 재발이 제일 많단다.  그리고 1년,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재발 확률은 줄어든단다.

만약 재발을 하게 되면 그땐 100% 조혈모세포 이식을 해야 한단다.

이날 혈액검사 결과를 보면 교수님께서 굉장히 힘들게 결정을 내리셨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환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한 판단이었지만

항암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나의 상태에 심각히 고민하신듯하다.

 

이제 항암을 그만한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난 정말 마음이 편해졌다.

병은 약으로 치료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마음의 안정이 난 더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재발 확률은 떨어진다고 하니 딱 1년만 조심하자!!

먹는 것, 내 생활 패턴, 모든 것을 1년만 고생하자!!

앞으로도 계속 조심해야 되겠지만 1년 동안 정말 잘 살아보자!!

 

난 관해유도 항암 7일

공고 항암 1차, 2차까지 마치고 나의 백혈병 항암치료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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