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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친구 본문

〓어제와 오늘

엄마의 친구

김단영 2015. 12. 3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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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엄마의 전화.

속상한 마음을 한참 털어놓으신다.

엄마의 그런 푸념을 들어줄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엄마의 마음이 풀릴만한 말들 몇 마디 거들어본다.

예전엔 그런거 참 못했는데... 하다 보니 그리 어렵지도 않은듯...^^

 

오늘 아침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건다.

이런 전화 잘 안 해본 나에겐 참 어색한 일이다.

 

그동안 엄마에게 들은 말 중 속상했던 말 하나는...

"넌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서....."

그 말이 날 가끔 울게 만들곤 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는 것... 그게 인생의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그런 정답과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면 엄마를 더 잘 이해하는 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막내 같은 나의 여동생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엄마를 더 잘 이해하는 딸이 된 것처럼 말이다.

 

가끔 내 가슴을 콕콕 찌르는 말들로 날 힘들게 하는 엄마.

하지만 엄마가 속상하실 때 툭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어딜 가든 김기사가 되어 엄마의 말벗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그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몇 개월 후 아빠와 함께 미국에서 살게 되시면 엄마도 나도 가장 가까운 친구와 잠시 이별하게 되는 건가?

 

 

 

우리 집 창틀에 묵묵히 앉아 늘 같은 생선을 낚아 올리는 한쌍의 소.

마치 엄마와 나의 모습처럼 보인다.

 

당신의 큰딸이 그저 잘 살아주길 바라시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여자로서의 행복을 알아가길 바라시는 엄마.

내가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 엄마의 깊은 속을 알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엄마 인생의 가장 좋은 친구로 늘 옆에 있을 수 있어 난 오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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