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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손에서 만들어지는 세상 (89)
Pumpkin Time
언제부터 우리 집에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오일파스텔이 발견되었다. 오래된 듯 보이는 오일파스텔은 심지어 거의 새것 같은 모습이다^^ 이 오일파스텔로 뭘 해볼까 생각하던 중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인 오일파스텔과정을 등록했다. 단지.... 오일 파스텔을 활용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일파스텔 느낌을 알기 위해 심플 누드화를 그려보는데, 급 밀려오는 다이어트 다짐!! ㅋㅋㅋ 그림 속 몸매처럼은 안 되겠지만 여름 되기 전 5kg이라도 감량해야지^^ 다음 주부터 시작하게 될 오일파스텔 수업이 기다려진다.
오랜만에 수채화 물감을 꺼냈다. 얼마 전 지인에게 선물 받은 뮤즈77 고체물감을 사용해 볼 겸 가볍게^^ 하지만 너무 가볍게 시작한듯 처음 생각과 달리 배경이 어중간하게 흘러가버렸다. 음... 이 망친 배경에 뭘 그려 넣어야 하지? 안개꽃을 그릴 생각은 없었지만... 안개꽃으로 채워진 수채화용지^^ 뮤즈77의 느낌 나쁘지 않다. 내 수채화 실력이 불량스러울뿐^^ 뮤즈77 물감 테스트 했으니 이젠 내가 생각했던 머릿속 이미지를 표현해 볼까?
지난 공모전에 30호 작품을 완성한 후 몸살이 날 만큼 힘들었지만 스스로 많은 공부가 되었던 시간이다. 전시 준비를 마친 나에게 조금의 자신감이 생겼고, 큰 캔버스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게 되었다. 교회에 걸어놓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걸어야할곳 사이즈에 맞추기 위해 50호 캔버스를 이젤에 올려놓고 고민에 빠진 나^^ 어떤 느낌으로 표현할까? 색상톤은? 부족한 나의 똥손이 허접함을 만들어내면 어쩌지? 아크릴 물감과 붓을 준비하고 심호흡 한번^^ 교회에 걸어야하는 그림이기에 기도하며, 더욱 조심스럽게 붓을 잡아본다.
2022년 가을 태어나 처음 잡아본 붓. 처음 배워본 문인화. 3개월 만에 화선지와 묵향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나^^ 2022년 올해 마지막 화선지에 그린 국화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3개월 동안 열심히 한 결과다. 올해 열심히 보낸 나에게 주는 선물로 자주 구매하는 단골 사이트에서 보게 된 서진을 구매했다. 여러 디자인 중 일월오봉도와 작호도를 선택했는데 뭐야뭐야.... 너무 이쁘다^^ 먹물 묻을까 아까워 못쓸것같은 비주얼의 서진이다. 묵직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서진보다 강력한 무게감이다. 내가 사용하려고 구입한 2개의 서진이다. 하지만 하나는 다시 케이스에 담아 에쁘게 포장을 하고 선생님께 연말 선물로 슝~~ 넘 좋아하시는 선생님 모습에 기분좋은 연말 기억 하나가 추가되었다^^ 묵직한 서진..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는 꽃 목단(모란). 선생님께서 초보인 나에게 맞는 맞춤형 체본을 해주셨지만 따라 하는 게 쉽지 않다. 아... 어려워... ㅠ,ㅠ 화선지를 몇 장째 연습하고 있는지 이젠 세어보지도 않는다, 쌓여가는 화선지, 색색별 물들어가는 접시,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나의 목단을 바라본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나 스스로 만족하게 될 때가 오겠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중·고등학교 때 배웠을 것 같은 내용이다. 건강을 잃으며 많은것이 바뀐 나의 삶에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다른 사람이 한 번에 잘하게 되면 나는 백 번을 하고, 다른 사람이 열 번에 잘하게 되면 나는 천 번을 한다 -중용(공자)- '인간의 재능은 타고나는 면도 있지만 노력에 의해 잠재된 것이 발휘된다'라는 의미이다. 족자에 적어 벽에 걸은 이유는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벽에 무언가 걸어놓는 걸 싫어하는 내가 허락한 나의 졸필이다^^
그동안 연습한 글들 다시 써보며 만든 캘리그래피 2023년 달력. 며칠 작업하고 3개를 완성했다. 선물 받는 분들이 좋아해 줄 거라는 기대심을 갖기엔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젠 내가 나에게 주는 메시지를 담아 나만의 달력을 시작해본다.
그림 그리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그림으로 표현해볼 수 있을까?' 그림 그리며 바뀐 나의 일상이다. 아직 내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초보초보 쌩초보지만 달라진 나의 시각이 날 행복하게 한다. 교동에 가면 늘 지나게 되고 꼭 들어가 감자칩과 밀크티를 먹어야만 할 것 같은 송화칩스^^ 오늘은 송화칩스를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건물에도 초상권이 있으려나? ㅎㅎ 주인공 송화칩스만 표현하고 싶어 주변 건물을 빼고 다른 것들로 채웠다. 해칭(hatching) 으로만 완성하고 채색을 안하려고 했지만 맑은 하늘, 따스한 햇살 가득 담은 송화칩스에 미안함이^^ 팔레트 준비하고 채색 시작. 완성하고 보니 터치를 더 하고 싶은 부분들이 보인다. 어반스케치를 표현하기엔 초보 실력..
수술 후 내 손을 어찌 사용해야 할지, 이손으로 어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글씨라도 내손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첫번째 볼펜 잡는 연습을 했다. 두 번째 색연필을 잡고 컬러링 책을 시작했다. 세 번째 나도 그림을 흉내 내 볼까라는 생각으로 붓을 잡았다. 유튜브와 책으로 독학을 하다가 문인화 수업을 등록하고 처음 배우게 된 매화 그리기. 선생님의 체본을 따라 해보려 해도 비슷하게도 못하는 나^^ 나뭇가지 그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지 그리기만 얼마나 연습했던지... 가지 연습을 하고 첫 번째 완성한 매화. 선생님 체본과 비슷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누가 봐도 생초보 느낌의 매화그림. ㅎㅎ 먹의 조절이 전혀 안된 두 번째 완성한 매화. 피나는 노력 끝에 나름 조금 나아진 세 번째 매화. 하면 할수록 ..
내 나이 50이 넘도록 그림과는 참 무관하게 살아왔다. 5개월 전 우연히 색연필 컬러링을 하게 되었고, 컬러링보다는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 졌고, 그렇게 책을 보고, 유튜브를 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몰랐고, 필요한 재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신한 수채화물감 30색을 구입했고, 33칸 미젤로 수채화 팔레트에 물감을 채워 준비했다. 280g 수채화 스케치북도 준비했다. 한 장 한장 그림 그려나갈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다. 도서관에서 보게 되는 책의 종류도 바뀌었다. 유튜브와 책을 보며 이론과 실습을 하며 그림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 나의 삶이 소중하다. 지금의 행복이 그림으로 인해 더욱 소중하게 채워져 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