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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추억들을 정리하는 시간 본문

〓어제와 오늘

오랜 추억들을 정리하는 시간

김단영 2015. 2. 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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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하루 전날.

한달전부터 짐정리하며, 이사 준비를 하느라 많이도 지쳐있다.

짐을 정리하며 발견한 박스.

오래전부터 간직해오던 편지들이 가득하다.

 

커피한잔을 들고, 박스를 열어본다.

나의 추억들을 다시 들춰보고 싶은시간이다.

 

몇해 전 이사를 하며 꽤 많은 편지들을 정리했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편지들이 많이 남아있었다니...

 

편지들을 하나씩 하나씩 읽어내려간다.

 

내가 고3이었던 1990년.

매미소리를 고스란히 보내주고 싶은 친구.... 중학교때 단짝이었던 친구의 편지다.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곳을 다니며, 참 많은 편지들을 주고받았었는데...

 

어릴적엔 카드 만들기에 열심이었던때가 있었다.

내가 받은 카드도 직접만든 카드들이 꽤 여러장이 보인다.

어릴적 추억을 많이 떠올리게한다. 

 

80원 우표 한장이며, 편지를 보낼 수 있었던 1989년도.

지금은 기본 우편요금이 얼마지....?

 

한때 시인이 되고싶었다.

그래서 두권의 시집을 냈었고...

그 시집이 군부대에 많은 양이 보내지면서 군인들의 편지들이 많이 오곤 했었다.

추웠던 어느날 집앞에서 꽃다발을 들고 서있었던 휴가나온 군인이 생각난다.

그 순수한 마음을 지녔던 군인아저씨는 지금 어찌 지내실까?

 

시인들의 동인회가 있었다.

그곳에 있던 어떤분이 늘 이렇게 두툼한 원고지 가득 사연을 담은 편지를 한동안 자주 보내왔었다.

지금이라면 지혜로운 표현들로 좋은 시인친구로 대할 수 있었을텐데...

그땐 그 시인의 표현들이 많이 부담스럽고,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많이 어렸던 시간들이다.

그분은 장애인 시인으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시집을 냈던 출판사.

제3문단에서 간간히 안내편지들이 오곤했었다.

원고지를 사용하는게 참으로 익숙했던 시간들이었다.

 

내가 "수선화"를 좋아했었지?

이 편지를 읽으며 다시 한번 "수선화"를 떠올려본다.

무슨꽃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늘 "수선화를 좋아합니다"라고 답을 하곤 했었는데...

어떤 계기로 이분과 편지를 주고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꽤 많은 양의 이분의 편지들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한다.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

직장생활을 하며, 우연히 나이 시집을 보고 편지를 보냈왔었던것같다.

30대의 어느때인가.... 연락이 끊겼는데...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지내는지 궁금해지는 친구다.

 

난 영어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

오죽하면 학교 선생님이 영어공부좀 그만하고, 다른공부도 하라고 할 정도였으니...

학교 영어의 부족함을 풀기위해 시작했던 외국친구와의 펜팔.

그땐... 사전의 도움 없이 편지를 읽고, 써내려갔었는데... 지금의 난 이 편지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있다.... ㅠ.ㅠ

 

가장 오래동안 많은 양의 편지를 주고 받은 서독 친구.

직접 마블링한 종이로 편지지와 봉투를 만들어 보내왔었다.

독일 친구는 나에게 독일어를 한두마디씩 알려줬고, 난 그 친구에게 한국어를 조금씩 알려주곤 했었다.

"안녕"과 "친구"라는 한국어가 자랑스럽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며, 동독과 서독이 한 나라가 되며 잠시 편지가 끊겼었다.

그리고 독일도 안정이 되며, 년초에 보내온 편지.

그곳엔 관광용으로 외국에 보내진듯한 한국엽서가 들어있었다.

그때 이 엽서를 보며 얼마나 소중하게 느꼈었는지... 지금도 기억이난다.

지금은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있을 독일친구.... 보고싶다.

 

연애인을 좋아하는건 어느 시대나 똑같은것 같다.

이승철의 사진이 있는 편지지와 편지봉투.

1989년도에 이승철1집에 발표되었던 "마지막콘서트"

이 편지지 한장으로 고등학생때의 추억으로 잠시 잠겨본다.

 

글씨도 잘쓰고, 그림도 잘그렸던 초등학교때 친구.

많은 친구들중 가장 보고 싶은 친구다.

지금은 어찌 지내는지...

 

"우체부 아저씨 감사합니다"

예전엔 편지보낼때마다 봉투에 꼭 적어보냈던 기억이다.

우체부 아저씨들의 손길로 전해졌던 편지들로 나의 오래된 추억들이 남을 수 있었겠지.

20대의 어느날부터인가 해보지 못한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우체부 아저씨 그동안 많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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