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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길에 겨울을 만나다 본문

〓여행을 말하다/산행일기

지리산 종주길에 겨울을 만나다

김단영 2012. 11. 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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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49). 2012년11월11일~13일 지리산 종주산행 (100대명산) 

- 산행코스 : 

    (12일) 성삼재→(2.5km)→노고단대피소→(2.7km)→피아골삼거리→(0.5km)→임걸령→(1.3km)→노루목→(1.0km)

         →삼도봉→(0.8km)→화개재→(1.2km)→토끼봉→(2.5km)→명선봉→(0.5km)→연하천대피소→(0.7km)→삼각봉

         →(1.4km)→형제봉→(1.5km)→벽소령대피소

    (13일) 벽소령대피소→(2.4km)→덕평봉(선비샘)→1.8km)→칠선봉→(1.5km)→영신봉→(0.6km)→세석대피소→(0.7km)

         →촛대봉→(1.9km)→연하봉→(0.8km)→장터목대피소→(0.6km)→제석봉→(0.6km)→통천문→(0.5km)→천왕봉→(0.3km)

         →천왕샘→(0.5km)→개선문→(1.2km)→로타리대피소→(1.0km)→망바위→(1.1km)→칼바위→(1.3km)→중산리매표소

- 산행거리 : 33.4km

 

올 가을이 지나기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지리산.

시간과 여건이 맞지 않아 매번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지나는듯한 가을이 많이 아쉬웠던 어느날 갑작스런 지리산행을 계획하고 추진했다.

지리산에 대한 정보도 약했고, 리딩해줄 누군가도 없었다.

믿은건 오직 세가지 지도, 인터넷 정보, 그리고 나.

 

일요일 밤 떠나는 마음도 심란하게 비까지 내렸다.

영등포역 밤10시53분 기차로 출발하여 새벽3시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성삼재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려 맞이한 바람은 몸이 휘청일 정도의 칼바람이었다.

새벽4시 노고단 대피소를 향해 산행 시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익숙하지 않은길을 랜턴불빛 하나에 의지하며 4시50분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그곳에서의 아침식사로 준비한 김치찌게와 햇반의 맛이 얼마나 꿀맛이던지....

커피한잔까지 여유있게 즐기고 6시부터 산행 시작.

 

어둠이 걷히며 만나게된 첫번째 헬기장엔 살짝 내린 눈과 살얼음이 깔려있었다.

 

 

 

 

 

 

 

 

 

 

매서운 바람에 물한모금 조차 앉아서 마시기 힘들었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막걸리 한잔에 뜨거워지는 속이 오히려 추위를 잊게하는듯했다.

 

노루목.

노루목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의 설경은 이곳에서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다.

반야봉에 올라서 본 모습은 더 멋있었다는 다른분의 말을 나중에야 들었지만, 이번에 못가본 반야봉은 나중에 꼭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잠시 미뤄두기로했다.

 

 

 

 

 

 

 

 

 

 

 

삼도봉 1,550m.

 

 

 

 

 

 

 

 

 

 

 

 

 

 

 

 

 

 

 

 

연하천 대피소.

계단을 내려오는데 화장실 냄새가 얼마나 심하던지... 

지리산의 대피소들을 여러곳들르면서 가장 많이 실망스러웠던 대피소였다.

산행시간이 일러 숙소로 예약한 벽소령대피소까지 시간 여유가 많아 점심식사 후 좀 여유있게 쉬기로했다.

 

65리터 가방을 가득채워왔던 일행은 가방무게로 더욱 지쳐갔다.

 

 

 

 

 

 

 

 

 

오후 4시50분 벽소령 대피소 도착.

 

 

 

벽소령 대피소에서 편안한 휴식을 보낸 다음날.

아침 식사 후 6시부터 산행 시작.

어둠속 능선뒤로 보이는 붉은 빛으로 물어가는 지리산 능선이 아름다운 아침이다.

 

 

 

 

 

 

 

 

선비샘.

꾸미지 않은 바위틈의 물줄기의 선비샘 물맛이 괜찮았다.

 

 

 

고요하고 은은하게 시작되는 일출.

 

 

 

전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만났던 젊은 연인 두사람과 벽소령대피소에서의 휴식을 함께했다.

다음날 일정이 같고,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이유들로 우리는 마치 이미 알고있던 사람들처럼 친숙해졌고, 둘째날 산행을 함께했다.

산에서 만난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산에서 만난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이 또한 산이 주는 특권이겠지.

 

 

 

 

스틱끝에 보이는 천왕봉.

 

 

 

 

 

 

 

 

 

 

 

 

 

 

깨끗하고 예쁘다고 들어왔던 세석대피소.

 

 

촛대봉.

바람이 얼마나 매서운지 촛대봉을 오르려다 포기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이곳을 지나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오전 10시30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점점 양이 많아졌다.

바람은 또 얼마나 매섭던지 하행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것 같은 불안감에 발걸음이 급해지기시작했다.

 

 

 

 

 

장터목대피소.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거라 계획했던 곳이지만 눈때문에 지체된 시간으로 점심은 행동식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천왕봉으로 바로 출발하기로했다.

 

장터목에서 먹은 따스한 커피, 쵸코파이, 자유시간.

추위로 떨고, 체력이 많이 지쳐있던 나에게 이 행동식은 지리산에서 먹은 음식중 최고로 맛있게 먹은 음식이되었다.

 

 

 

 

제석봉 전망대에서는 지리산의 또 다른 능선을 감상할 수 있는곳이지만, 눈보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망대를 지나치는게 많이 아쉬웠다.

 

제석봉 1,808m.

 

 

지리산의 상고대는 그동안 보아온 그 어떤것보다 아름다웠으며, 그 어떤것보다 최고였다.

 

 

 

 

 

 

 

 

 

 

 

 

 

 

바로 앞에 천왕봉이 보인다.

이때의 감격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추위로 잔뜩 굳은 얼굴로 천왕봉의 인증컷을 남겨본다.

 

 

 

 

 

눈이 이렇게나 많이 오는데 난 이곳까지 아이젠도 하지 않고 올라왔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아이젠도, 마음의 여유도 찾아본다.

 

시간이 부족하다.

눈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잠시의 여유도 없이 중산리를 향해 하행을 시작한다.

 

법계사.

 

로타리대피소.

 

망바위.

이곳에서 아이젠을 벗었다.

아이젠 때문에 발목이 좀 뻐근하긴 했지만, 미리 준비해간 덕분에 안전하게 눈길산행을 할 수 있었다.

 

 

5시가 넘으며 어두워지기 시작한 지리산은 급격히 어둠이 찾아왔다.

 

 

5시50분 중산리 매표소로 하산완료.

 

다행이 버스시간을 잘 맞출 수 있어 여유롭게 원지까지 갈 수 있었다.

 

원지에서 저녁 7시50분 차로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지리산.

처음가보는곳, 긴 거리에 대한 압박, 산행지식이 아직 부족한 내가 함께한 동료까지 리딩해야한다는 부담감까지 있었던 산행이었다.

하지만, 지리산은 편안한 휴식같은 곳이었다.

긴 산행에도 지치는줄 몰랐다.

13일 오전11시경부터 오후 4시까지 내린 폭우로 앞이 안보이는 강풍에 조금 힘들긴했지만, 그속에서 산을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리산에서의 아주 작은 시간까지도 소중했고, 많이 행복했고, 편안했다.

이번 산행에서 앙상했던 수많은 철쭉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내년 봄 다시 지리산 종주길에 오를예정이다.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산이 있어 오늘도 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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