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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행] Balsam Lake Mt. Catskill. 본문

〓여행을 말하다/산행일기

[미국산행] Balsam Lake Mt. Catskill.

김단영 2016. 4. 10.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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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217). 2016년4월4일 Balsam Lake Mt. Catskill.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

하지만 오늘은 산에 가기로 한 날이니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집을 나선다.

오늘 목적지는 UPSTATE NEW YORK 남동부에 있는 애팔래치아산맥의 일부인 Catskill Mts.


캐츠킬의 정상은 해발 1,281m인 슬라이드산이며, 캐츠킬에 위치한 정상들은 모두 해발 900m 이상이다.

오늘은 캐츠킬의 산 중에서 Balsam Lake Mt.을 향해 출발한다.


작년보다 따스했던 3월의 봄이 지나고, 4월이 시작되며 영하권으로 추워진 뉴욕.

이른 출발 눈과 비가 섞여 내리기 시작한다.



고속도로변 맥도널드에 들러 따스한 커피한잔을 나눈다.

이때까지 우린 오늘의 산행이 눈산행이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주처럼 우중산행을 할거라 예상하며 판초우를 챙겼냐는 말을 주고 받았을뿐....


눈과 비가 섞여내리던 하늘에선 북부쪽으로 향하며 눈으로 바뀌고, 도로에 눈이 쌓이고, 얼기 시작한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우연히 바라본 빨강집 낮은 담장으로 5~6살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보인다.

눈썰매를 타는 아이와 지켜보는 강아지.

아.. 어쩜 이리도 귀여운지.


Balsam Lake Mt. Catskill 도착.

처음 코스는 이곳이 아니었다.

차량이 올라가질 못해 Catskill의 다른 코스인 이곳으로 바꾸며, 코스 거리가 조금 짧아졌다.

나에겐 다행이다.

전날밤 석회성건염으로 통증이 너무 심해 밤새 잠을 한숨도 못자고, 컨디션 난조까지.

산행을 포기할까 고민하고 있던 나에겐 그저 고마울뿐이다.


오늘 산행인원은 나를 포함해 총 6명.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4월의 눈산행.

이런 상황에 모두 들떠있다.

겨울산행 준비를 마치고 산행이 시작된다.


오늘의 코스는 Blue→Red→Balsam Lake Mt→Red→Blue





오른팔의 통증, 좋지 않는 컨디션, 잠을 설친 피곤함쯤 잊어볼까 한다.

그리고 아무도 밟지 않는 눈길에 나의 첫 발자국을 남겨본다.

아... 너무 좋다.





푹.

눈속에 내 발을 넣어본다.

부드럽다.


푹.

스틱도 함께 눈속에 넣어본다.

겨울왕국의 주인이 된것처럼....^^




귀하다는 말굽버섯이 이곳저곳에서 참 많이도 보인다.

미국산에 올때마다 느끼는 자연 그대로운 모습.

우리나라와 비교해 부러운점을 꼽으라면 바로 이런모습이다.


눈위에 누워보고, 뒹글어보고, 눈을 뭉쳐 던지기도 하며 산에 오른다.

모자, 옷... 눈으로 범벅이지만, 즐겁기만 하다.

오늘만큼은 모두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싶은마음인듯....^^



모두 발을 모아 악수~

그럼.... 악수가 아닌 악족......? ㅎㅎ




멈출줄 모르는 눈과 바람.

미국에 올때 겨울등산복장을 하지 않고 왔기에 조금 춥다.

그래서 더 부지런히 움직여본다.

정상까지 그리 많이 남지 않았지만, 눈길의 산행 속도는 더디고, 힘들다.

묵묵히 발길을 옮겨본다.


























▶ Balsam Lake Mt 정상

정상이지만 조망이 없다.

바로 커다란 나무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기에....

조망을 보기 위해선 최소 3미터 이상되는 되는 나무들보다 높이 올라가야한다.

정상에 있는 탑을 올라야만 그곳에서 주변의 조망을 바라볼 수 있다.




겨울산행을 준비하지 않은 나에게 스패츠가 있을리 없다.

혹시 몰라 아이젠을 챙겨왔는데... 그걸 챙기며 스패츠는 왜 넣을 생각을 못했는지...

오늘 오빠는 나에게 스패츠를 양보하고 러셀도 되지 않는 눈길을 걸었다.

신발속에 눈이 들어가고, 바지도 젖었을텐데... 괜시리 미안해진다.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하며, 쉘터로 향한다.

정상을 오르는길과 하산하는길에 펼쳐진 전나무숲의 웅장함에 발길이 멈춰진다.









▶ 약수터




▶ 쉘터

눈앞에 보이는 쉘터가 얼마나 반갑던지....

정상에서 조금 급한 경사가 나에겐 좀 힘들다.

오늘 출발할때 좋지 않았던 컨디션은 역시 오늘 산행을 힘들게한다.


쉘터 선반에 놓여진 노트.

방명록이다.


불이 지펴지는동안 방명록을 펼쳐본다.

다녀간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들로 잠시 추위를 잊어본다.




불이 지펴지고, 물이 끓는다.

오늘 누군가 준비해온 청국장.

대단하다.

미국에서 맛보는 청국장은 어떤맛일지 기대하며 바라본다.


청국장, 삶아온 삼겹살, 잘익은김치, 두부, 버섯, 파... 이렇게 순서대로 넣어지며, 청국장 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추위때문에 잠시 잊고 있던 시장기가 돌기 시작한다.








쉘터밖에도... 쉘터안에도 따스한 불이 피어오른다.

좋지 않은 몸컨디션에... 추위까지 겹친 지금... 잘못하면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이 오기 쉬운날이다.

불옆에 가까이 다가가본다.


완성된 청국장.

한그릇씩 담아 예상하지 못한 4월 눈산행의 추위를 잊어본다.

누군가 준비해온 와인 한잔과 함께.




쉘터에서 한참을 쉰듯 하다.

젖은 옷을 어느정도 거의 말린 후 하산을 시작한다.






눈길을 달려오며 신발끈에 조금씩 뭉쳐진 눈은 이렇게 동그란 눈덩이를 만들었다.

데롱거리고 있는 눈덩이가 얼마나 귀여운지 쉬이 떼어버리기가 아깝다.


오늘 산행을 함께한 분들과 나의 오빠.


이곳에 도착했을때보다 더 많은 눈이 쌓여있다.

오르내리막이 있는 길을 어찌갈까 걱정이 앞선다.


모두의 바램을 담아 무사히 눈길을 내려와 고속도로에 접어들며 모두 잠이들었다.

전날 팔의 통증으로 잠을 못잔 날 걱정하며 오빠는 나에게 한숨 자면서 가라고 말하지만,

혹시라도 졸음운전을 할까 걱정되는 난 오빠에게 계속 말을 붙이며 우리의 목적지인 뉴저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뉴욕의 물은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될만큼, 판매되는 생수보다 더 좋은 물로 평가되는데, 그 물의 근원지는(水源) 바로 캐츠킬이다.

흔히 조금 여유로운 사람들이 별장을 마련해 놓는다는 곳도 바로 이곳 캐츠킬이고,

주말 가족여행지로 인기있는 명곳으로 뽑히는 곳도 바로 이곳 캐츠킬이다.

유명 화가들, 유명 사진작가들도 이곳을 소재로 삼고, 

영화와 소설등에 주제로 사용될만큼 캐츠킬의 아름다운 자연은 우리에게 긴 시간동안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개되었다.


이런 아름다운 캐츠킬을 미국에 있는 동안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눈산행으로 시작된 캐츠킬을 봄의 파릇함에서 여름의 푸르름까지 변화되는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난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주 다시 가게될 캐츠킬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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