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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문인화 (5)
Pumpkin Time
2022년 1월 31일은 나의 퇴원날짜다. 구정연휴를 엄마와 함께 보내기 위해 가퇴원을 허락받았던 날이다. 2번의 항암으로 항암을 중단했을 때 두려움도 컸었다. 내가 재발 없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살고 있는 강화도는 저수지가 많은 곳이고, 그곳에서 겨울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는 곳이다. 건강했을 때는 이런 곳에 들어가는 게 무섭지 않았었다. 더 위험한 곳으로 출사를 다니기도 했었지만, 이젠 무서운 일이 되어버렸다. 활동적이었던 나는 정적인 취미를 갖게 되었고, 화선지와 붓을 들 때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 남들은 손가락이 모두 잘린 내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것이 매우 신기한듯하다. 반대 입장이었다면 나도 그랬을지 모른다. 소중했던 시간과 건강하게 잘 살게 해 준 겨울에 ..
2022년 가을 태어나 처음 잡아본 붓. 처음 배워본 문인화. 3개월 만에 화선지와 묵향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나^^ 2022년 올해 마지막 화선지에 그린 국화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3개월 동안 열심히 한 결과다. 올해 열심히 보낸 나에게 주는 선물로 자주 구매하는 단골 사이트에서 보게 된 서진을 구매했다. 여러 디자인 중 일월오봉도와 작호도를 선택했는데 뭐야뭐야.... 너무 이쁘다^^ 먹물 묻을까 아까워 못쓸것같은 비주얼의 서진이다. 묵직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서진보다 강력한 무게감이다. 내가 사용하려고 구입한 2개의 서진이다. 하지만 하나는 다시 케이스에 담아 에쁘게 포장을 하고 선생님께 연말 선물로 슝~~ 넘 좋아하시는 선생님 모습에 기분좋은 연말 기억 하나가 추가되었다^^ 묵직한 서진..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는 꽃 목단(모란). 선생님께서 초보인 나에게 맞는 맞춤형 체본을 해주셨지만 따라 하는 게 쉽지 않다. 아... 어려워... ㅠ,ㅠ 화선지를 몇 장째 연습하고 있는지 이젠 세어보지도 않는다, 쌓여가는 화선지, 색색별 물들어가는 접시,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나의 목단을 바라본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나 스스로 만족하게 될 때가 오겠지?
수술 후 내 손을 어찌 사용해야 할지, 이손으로 어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글씨라도 내손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첫번째 볼펜 잡는 연습을 했다. 두 번째 색연필을 잡고 컬러링 책을 시작했다. 세 번째 나도 그림을 흉내 내 볼까라는 생각으로 붓을 잡았다. 유튜브와 책으로 독학을 하다가 문인화 수업을 등록하고 처음 배우게 된 매화 그리기. 선생님의 체본을 따라 해보려 해도 비슷하게도 못하는 나^^ 나뭇가지 그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지 그리기만 얼마나 연습했던지... 가지 연습을 하고 첫 번째 완성한 매화. 선생님 체본과 비슷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누가 봐도 생초보 느낌의 매화그림. ㅎㅎ 먹의 조절이 전혀 안된 두 번째 완성한 매화. 피나는 노력 끝에 나름 조금 나아진 세 번째 매화. 하면 할수록 ..
3개월 전 책과 유튜브를 보며 독학으로 붓을 잡기 시작헸다. 우연히 시민대학에서 문인화반이 있는걸 발견하고 문인화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등록부터 했고, 그렇게 수업한지 한달이 지나고 있다. 역시 독학보다는 선생님께 배우는게 더 좋다는 결론이다. 대부분 문인화는 연세 드신분들이 많이 하다보니 반에서는 내가 막내다. 그리고 가장 늦게 시작한 내가 가장 초보다^^ 수업시간에 배우는걸 바탕으로 집에서도 엄청난 화선지를 소비하고 있다.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는 선생님의 칭찬이 더 열심히 하려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열심히 해서 내년엔 전시회에 출품해보는게 목표다. (물론 수상은 바라지 않는다^^) 지금이라서, 이 나이가 되서 문인화 수업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싶다. 꾸준한 연습이 실력이 된다는걸 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