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Pumpkin Time

들기름과 참기름 본문

〓어제와 오늘

들기름과 참기름

김단영 2015. 6. 4. 14:10
728x90
SMALL

돌아오는 토요일이 남자친구 부모님의 칠순 생신이다.

칠순잔치를 해드리고 싶었지만, 결국 부모님의 고집에(?) 지고 말았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지만,  부모 이기는 자식도 없는듯하다.

 

가리는 음식도, 못드시는 음식도 많으신 두분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메뉴는 최대한 아버님, 어머님이 좋아하실만한 메뉴로~~~

양념꽃게장, 대게찜, 어머님이 요청하신 조기, 여러가지 봄채소를 이용한 나물과 김치.

밥은 문어밥으로, 국은 미역을 드시면 안되시기에 소고기무국을 준비했다.

버섯과 야채 가득넣은 잡채.

차리고보니 한상 가득하다.

 

소식을 하시는 아버님, 어머님께서 이날만큼은 과식을 하셨다.

칠순잔치를 못해드림이 아쉬워 담아드린 봉투는 왜이리 많이 담았냐며 부담스러워 하시지만, 더 많이 못담아드린 마음이 오히려 죄송스럽다.

 

우리집에 처음으로 방문하신 부모님.

들기름과 참기름을 가지고 오셨다.

늘 마트에서 사먹던 것들과는 다른 고소함을 진하게 담고 있는 들기름과 참기름이다.

물론 어머님의 사랑이 담겨 있기에 더더욱 소중한 기름 두병이다.

이건 냉장고 넣어두고, 밥비며 먹을때나 입맛 없을때 아껴서 먹어야할듯...^^

 

다녀가신 후 어머님께서 말씀하신다.

고맙다고... 그동안 받은 밥상 중 최고로 행복하셨다고...

 

아버님과 생신이 하루 먼저였던 어머님은 결혼생활 50여년동안 한번도 어머님의 생신을 차려본적이 없다고 하신다.

오히려 당신 생신날 아버님의 생신상을 준비하셨으니.... 그 긴 시간 서운했던 날들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70이 되셔서 처음으로 제대로된 생신상을 받아보신 어머님을 바라보는 마음이 뭉클해진다.

 

해마다 생신날이 다가오면 이번 칠순 생신상처럼 좋아하시는 음식과 정성을 가득담아 차려드릴거란 약속을 나 스스로에게 손가락 걸어본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셔주시길........^^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LIST

'〓어제와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카메라가 또... ㅠ.ㅠ  (0) 2015.06.15
메르스 때문에 병원도 못가고...  (6) 2015.06.07
나의 새로운 직업  (0) 2015.05.27
혼자일땐 아플때가 제일... ㅠ.ㅠ  (2) 2015.05.25
노처녀들의 수다  (8) 2015.05.1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