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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걸었던 한라산(漢拏山) 백록담 본문

〓여행을 말하다/산행일기

나 홀로 걸었던 한라산(漢拏山) 백록담

김단영 2013. 2. 6. 16:49

산행(66). 2013년2월6일 한라산(1,950m)

- 산행코스 : 성판악탐방안내소→속밭대피소→사라오름전망대(1,324m)→진달래밭(1,500m)→백록담정상(1,950m)

                →삼각봉대피소(1,500m)→개미등→탐라계곡→관음사탐방로

- 산행거리 : 약18.3km

 

제주에 온지 3일째 되는 날 한라산에 올랐다.

한라산에 갈 계획이었던 5일 새벽 5시40분에 성판악탐방안내소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는 어두운 그곳에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더욱 짙은 스모그 현상은 랜턴불빛 조차 무용지물이었다.

전날 한라산 산행을 포기한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아침 일찍 서둘렀다.

내가 묵었던 "예하게스트하우스"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성판악 방향 버스를 탔다.

 

전날의 아무도 없는 암흑과는 달리 이미 도착해 있는 사람들과 대피소에 켜진 불이 마음을 안심시켰다.

눈과 비가 섞여 내리고 있었지만, 산행을 시작하기에 무리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6시40분 성판악탐방안내소 출발.

아침 7시가 넘으며 조금씩 밝아오기 시작했다.

 

헤드랜턴을 끄고 조금 더 오르다보니 출발지점에서 4km정도에 위치한 속밭대피소를 만난다.

 

속밭대피소를 지나면서 눈과 비는 잠잠해졌고,

얼음과 눈이 쌓여 있어 이곳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해야했다.

 

사라오름 입구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왼편에 있었다.

사라오름(1324m)은 백록담 아래에 자리해 있으며, 왕복 약 1,2km.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기에 시간이 급한분이나 힘든분은 많이 지나치고 있는듯했다.

몇개월전 지리산에 갔을때 반야봉이 이러했다.

왕복 2km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는길.

나중에 시간이 많이 남아 그곳에 다녀오지 않은걸 후회했었기에 별 고민없이 전망대로 향했다.

사라오름은 정상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으며, '작은 백록담'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비밀스러운 호수가 분화구 속에 숨겨져 있다.

 

전망대 계단을 내려서는데 분화구의 몽환적 느낌이 탄성이 절로 지어지게한다.

이리도 신비스러울 수 있을까?

 

한걸음 한걸음 걸어보지만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사람도 보이질 않아 조금은 겁이 나기도 했던 길이다.

하지만, 이렇게 신비스러운 곳에 오직 나 혼자만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사라오름의 신비로움을 홀로 느끼고 있는 내가 자연의 큰 특권이라도 받고 있는듯 했다.

 

다시 내려가는 길로 걸으며 자꾸 뒤를 보게 된다.

이곳에 또 언제 다시올 수 있을까?

 

사라오름을 내려오는길에 바람, 기온, 눈이 만들어 놓은 또다른 신비로움에 발걸음이 멈춰진다.

 

해발 1,300m

 

해발 1,400m

 

고개를 완전히 젖혀야만 나무 끝을 볼 수 있는 큰 나무의 모양새가 재미있다.

 

갑자기 시야가 넓게 트이며, 신비로움 마저 드는 길이 펼쳐진다.

진달래 대피소에 가까이 온 것이다.

 

진달래 대피소의 화장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라고 했던가?

 

다음번 한라산에 오를땐 이곳에 철쭉이 만발할때 찾고 싶다.

 

해발 1,600m

 

해발 1,700m

백록담까지 250m를 남겨두었다.

빨리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에 몸은 힘들지만, 발걸음엔 힘이 생기는것 하다.

 

백록담까지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서 만나게 되는 상고대는 그동안 보아온 그 어떤곳의 모습보다 최고였다.

 

백록담 정상(해발 1,950m)

그동안 혼자 여러번 산에 올랐지만, 나 홀로 이곳에 올랐다는 한라산에서의 감동은 정상위의 칼바람도 잊게 하는듯 했다.

 

관음사로 향하는 길.

 

나무와 나무가 연결된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이건 끝이 아닌 나무 가지의 연결이었다.

어떻게 이런 모습이 만들어지는지 너무도 신기했다.

 

한라산엔 까마귀가 유난히도 많았다.

특히 관음사로 향하는길엔 까마귀 소리를 끊이지 않게 들었던것 같다.

 

어둑어둑 검은 구름 아래를 지날때쯤 깍깍 소리를 내며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까마귀가 섬짓하기까지하다.

 

지금은 터만 남아있는 추억속의 용진각 대피소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은 유난히도 지루했다.

성판악에서 오를때보다 표시석이 적어 끝없이 목적없이 가는듯한 느낌이 더욱 더 들어서였을까?

새벽 5시에 토스트 하나를 먹고 나와 시간은 1시를 넘기고 있었다. 많이 시장했다.

삼각봉 대피소

이곳에 도착했을때 얼마나 반갑던지....

간단한 점심과 함께 이곳에서 약 30분 가량 쉬었다.

 

관음사탐방안내소로 하산 완료.

이곳에선 까마귀 소리가 더 요란하다.

 

18.3km의 한라산 산행을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다녀왔다.

아직 감기로 인해 몸이 많이 힘들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다친곳 없이 무사히 잘 다녀오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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