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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이 정말 인연을 끊을 수 있을까? 본문

〓어제와 오늘

부모와 자식이 정말 인연을 끊을 수 있을까?

김단영 2017. 5. 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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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받기만 하는 철부지 자식들에게도 한없이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난 라면을 먹어도 부모님께는 고급 한정식을 드시게 하고 싶은게 자식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생활비를 넉넉히 드리지 못하니 보험료라도 부담한다며, 오랜 시간 시부모님의 보험료를 납입했던 남편.

다른집 자식들처럼 거하게는 못 해 드려도 때마다 조금이라도 더 담아드리려 노력한 우리 부부.

 

얼마 전 아버님이 은퇴를 하시고, 퇴직금을 받으셨고,

재개발 지역으로 보상 얘기가 있었던 집도 예상하시던 최고 금액으로 보상받으시고,

덕분에 노후는 그리 힘들지 않게 여유롭게 지내시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노후 걱정 안 하시도록 준비되신 부모님께 감사했다.

 

그런데.... 큰아들인 우리에게 상의 한마디 없이, 그 큰 모든 돈을 작은아들 명의로 다 해주고,

통장에 당장 사용하실 생활비가 한푼도 남지 않은 시부모님.

도대체 생활은 뭘로 하시려고 생활비를 전혀 남기지 않으신 건지.... ㅠ.ㅠ

 

둘밖에 없는 아들인데, 어쩜 그리 큰아들에겐 받기만 하려 하시고, 작은 아들에게 모든걸 다 걸으셨는지 모르겠다.

시아버님은 모든 재산을 작은 아들 명의로 다 해주고, 정작 생활비가 빠듯해지시니 일을 하려고 알아보시는듯하다.

칠순을 훌쩍 넘기신 그 연세에... ㅠ.ㅠ

 

얼마 전 야외무대에서 버스킹 공연중인 분을 만났다.

기타 하나 들고, 엠프도 없이 그렇게 한곡 한곡 이어나가시던 이분.

환갑은 넘기셨을 듯 보이는 이분의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것을 하고 계신 모습이 멋져 보이셨다.

그런 반면 전재산 작은 아들에게 주고 생활비 걱정하시는 시부모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아버님의 이유는 간단했다.

큰아들은 무뚝뚝하고, 작은 아들은 살갑단다.

많이 서운하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으시는 부모님이 서운한 게 아니라

너희가 뭘 해준 게 있냐며 그동안 해드린걸 전혀 인정해주지 않으시는 부모님께 서운하다.

정작 부모님께 아무것도 해드리지 않은 건 작은아들인데 말이다.

남편이 혹여라도 자신의 부모님을 부끄러워할까 싶어,

혹여라도 그런 부모님의 말에 상처를 받을까 싶어,

조심스럽다.

 

때마다 작은아들보다 0 하나 더 붙여서 봉투를 드렸었고,

남편은 부모로부터 아버님의 가족력으로 암을 물려받아 암 수술을 했고,

작은 아들은 부모로부터 건강한 몸과 전재산을 받았다.

아버님 직장은 대학 등록금 전액이 나오기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현실이었다.

큰아들은 열심히 해서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공부하기 싫어했던 작은아들은 전문대만 나왔단다.

뭔가 좀 많이 틀어진듯하다.

 

부모와 자식은 인연을 끊을 수 없다지만,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어쩌면 끊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때맞춰 다가온 시부모님 생신과 어버이날.

다른 때 같으면 이번 주말쯤 우리집으로 모셔 거나한 상차림을 준비하고, 두둑한 봉투도 선물로 준비했겠지만,

이번주 우리는 아무 계획도 잡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듯싶다.

 

진정한 자식의 도리, 부모의 도리는 정답이 없지만,

옳은 방향은 분명히 있을 텐데,

지금은 옳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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