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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應峰山) 덕풍계곡(悳豊溪谷) 본문

〓여행을 말하다/산행일기

응봉산(應峰山) 덕풍계곡(悳豊溪谷)

김단영 2012. 8. 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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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30). 2012년8월25일 응봉산(998.5m) 덕풍계곡 (100대 명산) 

- 소 재 지 :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과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사이에 있는 산

- 산행코스 : 덕구온천 → 제1헬기장 → 제2헬기장 → 응봉산(999m) 

                 → 제3용소 → 흰바위 → 제2용소 → 제1용소 → 덕풍산장

- 산행시간 : 11시간 (산행시간 19km)

 

응봉산은 높이 998.5m로 울진쪽에서 바라봤을때 비상하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응봉산으로 불리고 있다.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울진조씨(趙氏)가 매 사냥을 하다가 잃어버린 매를 이 산에서 찾아 응봉(鷹峰)이라고 하였고,

그곳에 좋은 묘 자리가 있어서 부모의 묘를 써 집안이 번성하였다고 한다.

응봉산과 덕풍계곡은 어떤 호사스런 수식어를 붙여도 과하지 않을만큼 그 비경이 대단하고,

특히 덕풍계곡은 자연의 신비를 충분히 담고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덕풍계곡은 절대로 다시 가고싶지 않은 곳이다.

시간이 지난 후 내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나에겐 그만큼 힘들었던 곳이다.

이런곳인줄 미리 알았다면 아마 도전하지 않았을것이고, 만약 도전했다면 준비가 달랐을것이다.

 

이곳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박산행으로 응봉산에서 덕풍계곡까지 다녀왔다.

금요일 밤에 출발해 덕구온천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4시가 조금 넘은 시간.

4시30분 산행이 시작되었다.

 

 

소방수가 곳곳에 잘 준비되어있었다.

 

 

고사목으로 만들어놓은 정상 표식.

 

오르는길에 간식. 

 

산행전까지 비가 많이 왔었고 그쳤지만, 산행중 간간히 비가 내렸다.

정상까지 촉촉히 젖은 산행길이었다. 

 

첫번째 헬기장.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응봉산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 

 

 

정상의 헬기장. 

 

 

 

 

하행길중 갈림길이 나왔다.

덕풍마을로 향한다. 14km.

 

급경사의 하산이 끝난 후 계곡이 시작된다.

만들어진 길이 거의 없어 지그재그로 계곡을 들어갔다 나왔다는 반복하며 비끄러운 바위를 넘어다녀야했다.

 

 

 

 

 

 

 

 

 

 

 

 

 

 

 

난 어느순간 울면서 가고 있었다.

무서웠다.

한걸음도 더이상 걸음을 옮기는것도 힘들었다.

산행이 단순히 힘들었기에 울었던건 아니었다.

이렇게 험하고 길이 없는 곳에 안전장치가 너무도 되어있지 않는것에 화가났다.

 

지난주엔 내가 건너가지 못해 펑펑울었던 그 지점에서 어느 산악인의 사망사고가 있었다고한다.

그리고 조금 앞서가선 어떤 산악인은 바위에서 미끄러져 손가락이 부러져 119에 실려갔다.

이날 산행을 이끌었던 우리팀 대장은 바위에서 미끄러지며 잡은 팔의 인대에 손상이 생겨 병원으로 가야했고, 지금은 치료중이다.

 

덕풍계곡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지닌 곳이지만, 그 속엔 가시가 숨겨있는 곳이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보이던 길에도 어느덧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맥주와 체리를 꺼내서 건내준다.

생각해보니 12시간 가까운 산행동안 내가 먹은건 작은 샌드위치 하나, 맥주 한모금, 체리뿐이었다.

너무도 힘들어 배고픈줄도 모르고, 무언가 먹고자 하는 생각도 들지 않았던듯하다.

 

몇번은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몇번은 가슴까지 차오르는 계곡의 물살에 떨기도하며 계곡 하산을 마무리했다.

내 신발, 옷, 스틱, 가방까지 어느것하나 성한곳 없는 모습.

넘어져 다리에 몇군데 멍이 생겼지만, 크게 다치지 않고 산행을 마무리하게되어 감사했다.

 

산행에서 내려와 먹는듯 마는듯 맛없는 묵밥을 몇가닥 입에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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