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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pkin Time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한다.....? 본문
100세 시대라고 하는 요즘...
인생의 절반을 살았다라고 할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한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결혼을 약속했다.
그는 농부다.
그리고 나도 농부가 되었다.
미나리를 다듬을때 가끔 거머리가 나오면 기겁을 하고 날뛰던 내가...
옥수수를 껍질을 깔때 나오는 작은 자벌레를 봐도 기겁을 하고 날뛰던 내가...
뜨거운 여름 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을 찾았을때도 송충이며, 작은 벌레들이 나타나면 기겁을 하고 날뛰던 내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면서 흙이라고는 만져본적도 없는 그런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내가... 농부가 되었다.
지금도 벌레는 무섭지만, 점 점 흙이 좋아지고 있다.
그가 하고 있는 천년초 밭을 보며, 처음엔 그냥 바라만 봤지만, 지난 가을 수확의 기쁨도 내 손으로 담아봤다.
평소 다육식물을 좋아해서 키우고, 분양했었기에 천년초는 나에게 조금은 익숙하게 다가왔다.
집에서 몇개쯤 키우던 천년초가 천평 넓은 밭에 가득 탐스런 열매까지 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좋았던지...
그 열매들도 지난 가을 내손으로 가득가득 풍성하게 담아봤다.
자연이 이런것이었구나...
농사라는게 이런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난 농부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난 가야금을 놓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난 "가야금을 사랑한 농부"라는 이름을 나에게 만들어주었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한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물론 "남자도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잘 만났다"라는 착각을(?) 하며, 남은 내 인생의 절반을 만들어가려고한다.
색소폰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한 남자와 국악을 사랑하는 한 여자의 전원생활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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