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시원한 황태국수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나오는 멸치육수국수를 보며 남편이 하는말...

"아... 맛있겠다... 먹고 싶어"

국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사먹는 경우도 없지만,

내손으로 국수요리를 해먹는 경우는 없다.

남편을 위해 오랜만에 시원한 국물육수로 맛을낸 국수를 만들어보기로했다.

이곳저곳에서 선물세트 꽤나 많이 들고오는 남편이 지난번 가져온 국수도 소비할겸^^

황태를 좋아해 관련 요리를 자주 해먹기에 집에 황태는 늘 준비되어 있다.

황태에서 머리만 뚝~ 잘라 육수를 준비한다.

백종원의 프로에선 멸치육수가 나왔지만, 집에 멸치가 없다... ㅎㅎ

황태 머리만 해도 맛있지만,

국수 역시 살짝 얼큰함을 내고 싶어 땡고추도 한줌 넣어준다.

국물맛에서 살짝 느껴지는 고추맛을 남편은 아마 알아채지 못할듯^^

팔팔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은근하게 오래도록 국물을 우려낸다.

국물간은 국간장과 소금.

1인분씩 묶여있는 국수.

두묶음을 꺼내어 국수를 삶아준다.

쫄깃쫄깃 찰지게 삶아진 국수는 채에서 물기를 빼준다.

추석때 어머님이 주신 밭에서 따오신 호박.

집에 야채가 하나도 없는데, 다행이 이 호박 하나가 유일한 고명이된다.

호박은 채썰어 기름살짝 둘러주고 볶아준다.

간은 소금만 살짝~

삶은 국수 한줌에 시원한 황태육수를 넣어주고, 볶은 호박을 넉넉히 얹어준다.

깔끔한 황태육수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것 저것 많은 고명을 올릴 필요가 없다.

만약 대파가 있었다면 난 대파만 넉넉히 올려주었을듯^^

추석을 앞두고 엄마가 담으신 김치.

역시 김치는 엄마손에서 만들어지는 김치가 최고다.

하루세끼 아무것도 없이 김치 하나만 있어도 밥한공기 뚝딱 비워낼듯한 맛이다.

이곳저곳에서 음식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지내지만,

엄마솜씨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특별한게 들어가는것도 없는데, 엄마의 김치는 어쩜이리 사랑스럽게 맛있는지^^

단촐하지만, 꽤 맛있는 늦은 아침이 차려졌다.

이 한그릇의 국수를 만들기 위해 황태육수를 약 2시간 가량 우려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맛있는 국물을 선물받았다.

무엇을 해주던지 늘 맛있게 고맙게 먹어주는 남편이 있어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