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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원생활 (33)
Pumpkin Time
마당이 넓다 보니 잡초와의 싸움도 방대하다. 뿌리 깊어지기 전에 눈이 보이는 잡초들 씨를 말려보리라 다짐하고 매일 삽 들고 설치는 내 모습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마당 이곳저곳에서 민들레, 냉이가 꽤 많이 보인다. 냉이는 캐먹을 자신 없고, 민들레는 씨 날리는 거 싫어서 틈날 때마다 캐고 있다. 뿌리째 뽑힌 민들레와 냉이는 닭들의 간식이 된다. 오늘도 민들레를 파고파고 또 팠다. 뿌리가 길어서 삽을 꽤 깊게 넣어야 한다. 민들레를 닭장에 넣어주자마자 닭들이 모여든다. 내 노동력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줄 만큼 잘 먹는 닭들이 마냥 예쁘다. 특별한 일 없는 한 매일매일 부지런히 민들레와 냉이를 닭에게 선물하는 나^^ 잘 먹고 매일 건강한 유정란을 선물해 주는 고마운 닭^^ 주문도를 가기로 되어있는 오늘의 ..
이사오고 처음 겪어본 강화도의 겨울은 내가 겪은 다른 지역에서의 겨울보다 조금 더 추웠지만 견딜만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걱정은 나의 추위보다 닭이었다. 겨울엔 추워서 죽는 닭들이 생긴다고 들었기에 겨울 동안 꽤 자주 살피곤 했는데 그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꼬꼬 가족들은 무사히 겨울을 보내고 팔팔한 봄을 맞이했다. 우리 집 닭들은 얼마나 잘 날아다니는지 내 키만큼 높은 곳도 이렇게 잘 올라가고, 지난가을엔 우리 집 담장도 넘어 가출도(?) 했던 녀석들이다. 새벽마다 꼬끼요~~ 를 가장 목청껏 질러대는 아이^^ 남편이 전날 엄청난 양의 왕겨 5포대를 가져와 새로 깔아준 닭장은 폭신폭신 뽀송해졌다. 닭들도 좋은지 오늘은 왠지 더 즐겁게 파닥거리는 느낌^^ 꼬꼬가족이 건강한 봄맞이하고, 올해도 건강하길 바라는..
비가 오고, 안개 자욱한 아침이 지나간 우리 집은 맑음^^ 맑음 뒤에 따스한 기온도 함께 선물받은 오늘이다. 후문 쪽으로는 왠지 잘 오게 되지 않지만 이곳이 우리 집을 한눈에 감상하기에 좋다. 맑은 하늘, 예쁜 하늘이어서 더 좋은 날이다. 잡초가 무성했던 우리집 담너머의 땅은 올해는 농사를 지으시려는 듯 작업이 한창이다. 어떤 작물들이 자라게될지 기대된다. 울 아이들도 따스한 봄날이 좋은지 아주 신나게 뛰뛰한다. 이런 모습이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가을아~~ 우리 이제 마당에서 즐겁게 뛰어다니자~~ 겨울 동안 닫아놨던 아이들 집도 대청소를 하고 아이들을 위해 개방해야겠다. 곧 잔디도 파릇해질 것이고, 난 다시 벌레들을 보고 소리 지르며 도망 다니겠지? 텃밭 흙관리를 시작해 본다. 거름작업..
지난 4월 이곳에 이사 왔지만 작년은 건강상의 문제로 봄을 느낄 수 없었다. 작년엔 마당 풀한포기 뽑기도 힘들었던 나는 올해는 3월이 되며 봄맞이에 마음이 설레일만큼 건강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조그마한 포트로 구입했던 몬스테라의 크기가 1년사이 3배는 커져있다. 화분 속 가득 찬 뿌리를 빼내는 것조차 힘들 만큼 잘 자란 몬스테라 화분은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었다. 알로카시아는 1년사이 5배쯤 커진 듯^^ 최근 관리 못해 상한 잎 절반은 잘라내고 좀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해 주었다. 작년에 남편이 텃밭으로 관리했던 곳을 올해는 내가 해보리라 다짐해 본다. 2~3주 후엔 모종들 사 와서 이곳을 파릇파릇함으로 채워보고 싶다. 1년 전 강화도에 이사올 때 빈 화분들 사이에 있던 작은 화분 하나^^ 기간적으로..
밤기온은 쌀쌀하지만 낮엔 포근함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바람에서도 봄기운이 느껴진다. 오늘따라 하늘이 더욱 푸르른 날이다. 외투를 입지 않고 마당에 나와본다. 약간의 서늘함이 오히려 상큼하다. 곧 우리 강아지들 마당에서 뛰어놀게 해 주려면 마당정리도 틈틈이 해주어야 할 듯하다. 닭들이 겨울추위에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했는데 올겨울 모두 무사히 잘 보낸 꼬꼬가족이다. 2마리 가출했지만 15마리 사이좋은 나름 대가족이다. 유정란 꼬박꼬박 선물해 주는 고마운 아이들^^ 따스한 봄이 오면 신선한 야채를 더 많이 챙겨줘야 하기에 텃밭 준비도 해야 할 듯하다. 잔뜩 웅크렸던 겨울이 지나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봄이 아주 많이 반가운 날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았던 난 한 번도 쌀농사에 대한 걸 본 적이 없었다. 강화도에 이사온 후 보게 되는 농사와 관련된 모습들이 난 지금도 신기하다^^ 벼 수확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게 가장 신기한 모습이었다. 벼를 탈곡하는 콤바인 작업, 볏짚 동그랗게 만드는 베일러 작업을 보는 게 올가을 최고의 놀라운 일이다. 아마 작업하시는 분들은 구경하며 신기해하는 내가 얼마나 이상해보였을까? ㅎㅎ 집 앞 산책길에 늘 보게 되는 논의 풍경이 정겹다. 파릇했던 벼가 익어가고 추수가 되는 모습을 매일 바라봤던 산책길이다. 이제 강화의 논은 추수가 끝나지 않은 곳은 없어 보인다. 이제 맛있는 강화섬 쌀 먹을 일만 남은 건가? 강화섬쌀이 유명하다지만 쌀값이 어떤지는 잘 알지 못한다. 잘 알지 못하는 내 눈엔 풍년..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7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봄에 이사와서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추수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고 있다. 문 열면 언제나 보게 되는 일출과 일몰이 신기했었는데, 이제는 이런 모습은 많이 익숙해졌다. 10월을 보내고 11월을 맞이하는 일몰이 강렬한 오늘이다. 철새가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 책에서만 보던 다양한 새의 종류들. 산책길에 가끔 뱀을 보고 다시 도시로 가고 싶은 후회도 했었고, 두꺼비, 개구리, 각종 다양한 벌레들 보는 게 일상이 된 전원생활. 전원생활을 하며 멍 때리는 일들이 많아진다. 그중에서 일출, 일몰을 맞이하는 시간은 잠시 시간이 멈추는듯하다. 가을이 점점 싶어지고 있다. 추운 건 싫지만 전원생활의 겨울은 어떤 모습일지 살짝 기다려진다. 11월 더욱 소중하게 나..
YouTube를 시작했다. 'YouTube 시작할까?' '주제를 뭘로 하지?' 두 가지 고민만 한참을 했다. 한 달 동안 고민하고 결정하게 된 주제는 두 가지다. 전원생활에 대한 것과 아쟁 연주에 대한 것이다. 첫 번째 영상을 만드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자판과 마우스 사용하는 것이 그 전처럼 용이하지 않다 보니 손도 많이 아팠고 시간도 만만치 않게 걸렸다. 기본 틀은 만들어놨으니 다음 영상부터는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생활을 공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어느 선까지 공개할지에 대한것 또한 나에겐 또 다른 고민거리였다. https://youtu.be/4vVlerKm--8 '그 여자의 전원생활' 첫 번째 영상을 올렸다. YouTube가 나의 삶을 조금은 활기차게 만들어주길 바래본다.
일주일 동안 비가 내렸다. 비만 내린 게 아니라 엄청난 바람도 함께였다. 이것저것 날아다니고, 주변 논 밭은 피해가 속출했다. 우리 집 주변에 막혀 있는 건물이 하나도 없다 보니 그 바람이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영상을 찍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눅눅한 집안에 도움을 준 가습기는 24시간 열 일했다. 정수기 물 받듯이 금세 물통이 채워졌다. 매일 물통을 몇 번을 비워냈는지^^ 강화도는 비가 오고 나면 좋은 게 하나 있다. 비 온 뒤 하늘이 유난히 예쁘다는 것이다. 비가 그치고 다음날 맑은 하늘이 나타났을 때 난 하던 일을 멈추고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우리 집을 나와서 처음 보이는 비닐하우스다. 비 올 땐 정말 정말 무서운 모습이었는데 평온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번 비바람에 비닐하우스가 절반이 날아갔다. ..
강화도에서의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도 두 달 반을 넘기고 있다. 병원 퇴원 후 몸이 회복되지 않아 걷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이사하고 편하게 트래킹을 즐길 시간적 여유도 쉽지 않았다. 처음으로 걷기에 도전했다. 집을 나와 도로로 나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논의 모습이다. 너무도 시골스러운(?) 모습이 아직도 난 어색하다. 시골생활은 언제나 익숙해지려는지^^ 논 옆으로 인도가 깔끔하게 만들어져 있다. 차로 지나다니며 인도가 있는 걸 보긴 했지만 어디까지 되어 있었는지 사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걷기에 좋은 길이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일단 걸어보기로 했다. 이제 수확해도 될 듯한 양파가 보인다. 양파가 이렇게 자란다는 걸 사실 처음 본다. 땅에서 거의 반 이상 올라와 있어서 그냥 툭 건 들기만 해도 뽑아 나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