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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산과 대관령 옛길 트레킹 본문

〓여행을 말하다/산행일기

제왕산과 대관령 옛길 트레킹

김단영 2014. 1. 2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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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126). 2014년1월25일 제왕산(帝王山)

- 위치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강릉시 왕산면·성산면에 걸쳐 있는 산.

-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능경봉갈림길→제왕산(840m)→대관령옛길주막터→대관령박물관

- 산행거리 : 약 8.5Km

 

오늘은 친구의 생일이다.

생일을 같이 보내기 위해 선택한 산행이 제왕산과 대관령옛길 트레킹.

하지만... 출발을 앞둔 여러날 전부터 편치 않던 마음은 오늘 아침까지 출발을 망설이게했다.

비소식이 있다.

하지만 제왕산은 비보다는 눈이 오지않겠는가 예상했지만, 오늘 산행은 한겨울의 우중산행이 되었다.

가라앉은 내 마음을 산행길이 위로해주길 바랬는데, 이조차 욕심이었나보다.

 

얼마전 다녀온 선자령과 마주하는 제왕산은 산세가 완만하며 산행보다는 편안한 트레킹코스라 하는게 더 어울릴듯한 길이다.

참나무숲과 낙엽송이 우거진 수풀이 곳곳에 있어 눈이 많이 오면 상고대가 아주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데... 오늘은 나무가지마다 모두 앙상함을 드러내고있다.

 

고속도로준공기념비가 있는 대관령휴게소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지만 외투를 벗어던지고 티셔츠 하나만 입고 산행을 해도 약간 땀이 날만큼 포근한 날이다.

 

 

 

요근래 약 4kg 체중이 불어나더니 산행이 힘들다.

여유있던 옷도 타이트해지고.... 거울을 보면 짜증이 나는 내가 싫어지기도한다.

그동안 게을리했던 산행과 흐트러진 생활패턴탓이다.

올봄엔 한사이즈를 줄여보자.... 다이어트 5kg 도전.....!!

 

제왕산 정상(840m)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가다 조금은 가파른 북쪽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강릉시 일대와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곳이지만, 안개와 비로 인해 조망은 볼 수 없었다.

 

정상부근을 지나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비닐쉘터를 가져온 사람들과 옹기종기앉아 점심을 나누고, 대관령 옛길을 따라 대관령 박물관 방향을 하산 시작.


강릉의 문턱인 대관령은 큰 고개라는 이름처럼 옛날에는 힘들게 넘어야 하는 곳이었다. 지대가 험난해 대굴대굴 구른다 하여 ‘대굴령’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고 한다.
 
대관령 옛길은 겨우 한 두 명이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길이었지만,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지금처럼 널찍하게 길을 닦았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험한 길이다 보니 ‘도둑재’와 같이 으슥한 곳에서 산적이 출몰하곤 해 사람을 모아 무리 지어 길을 지났다는 "하제민원"이라는 지명이 생겼다.

강릉에 살던 율곡 이이는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겨 대관령 옛길을 굽이굽이 넘으 힘들 때마다 곶감을 한 개씩 먹었는데,

대관령을 다 넘고 보니 딱 한 개가 남았다 하여 대관령을 아흔아홉 굽이라고 한다.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도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는 사친시를 이 대관령 옛길에서 지었다.

 

신사임당의 사친(思親)시를 옮겨본다.

이 시는 신사임당이 서울에 와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思親 - 申師任堂

千里家山萬疊峯(천리가산만첩봉) 천 리 고향은 만 겹의 봉우리로 막혔으니

歸心長在夢魂中(귀심장재몽혼중)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길이 꿈속에 있도다

寒松亭畔孤輪月(한송정반고륜월) 한송정 가에는 외로운 보름달이요

鏡浦臺前一陣風(경포대전일진풍) 경포대 앞에는 한 바탕 바람이로다

沙上白鷺恒聚散(사상백로항취산) 모래 위엔 백로가 항상 모였다가 흩어지고

波頭漁艇各西東(파두어정각서동) 파도머리엔 고깃배가 각기 동서로 왔다 갔다 하네

何時重踏臨瀛路(하시중답임영로) 언제나 임영 가는 길을 다시 밟아

綵服斑衣膝下縫(채복반의슬하봉) 비단 색동옷 입고 슬하에서 바느질할까?


 

원울이재(員泣峴)

원울이재는 조선시대 강릉으로 부임하던 고을원이 대관령을 넘으면서 두 번 울었다는 고개다.

강릉으로 오던 길에는 서울에서 600여 리 떨어진 먼 곳으로 부임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울었고, 임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는 강릉에서의 정을 잊지 못해 울었다고 한다.

신세를 한탄하며 울었던곳에서 난 너무 활짝웃고있는거아닌가?
 

 

올겨울은 산행지마다 상고대를 보기 힘들다.

어느곳을 보면 눈과 얼음이 있어 겨울인것도 같고,

어느곳을 보면 파릇파릇한 잎들과 봄비같은 비로 인해 봄인듯도 하고,

또 어느곳을 보면 바삭거리는 낙엽들을 촉촉히 적시는 모습이 가을의 한가운데 서있는듯도 하고,

여름장마의 질퍽이는 진흙위를 걸은듯한 신발과 젖은 옷을 보니 오늘은 사계절을 다 만나고온듯한 시간이 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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