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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늘 가을날의 MOMOKO 본문

〓맛있는 이야기/맛있는 여행

비오늘 가을날의 MOMOKO

김단영 2012. 8.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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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수업을 하러 가는 날.

방학동안 가야금 산조 중모리 수업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여름방학은 유난히도 짧게만 느껴진 시간이었다.

연주곡으로 합주할 예정인 "Let it be" 곡 하나라도 개학전에 완성해보리라 마음먹고 집을 나섰다.

 

몇일전 불편한 쪽잠 탓인지 허리가 아파 움직이기도 힘든 아침이다.

일주일동안 복잡했던 일들로 잠도 거의 제대로 못잔탓에 푸석푸석해진 얼굴은 거울조차 보고싶지 않게 하는 날이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내 기분을 더욱 가라앉게 하는 날이다.

 

짐도 무겁고, 비는 내리고, 허리까지 아파 힘들어 하면서 왜 오늘따라 차를 두고 나갔는지 나를 원망하면서 서울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입구가 여러곳이라 길을 찾느라 조금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나의 기분을 풀어준건 서울역 5번출구에서 나와 충정로역 방향으로 걸어가다 우연히 발견하게된 작은 커피점.

 

비때문에 우산을 쓴 손이 불편했음에도 이곳으로 내 발길을 끌어당긴 이유가

고양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탓이었을까?

비오는날의 아메리카노가 나를 유혹해서일까?

 

동화속 소녀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나이가 어린, 아니 나이가 어려보이는 사장님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있는 인테리어가 좋았다.

그리고 이런 인테리어는 나의 취향과 너무도 많이 비슷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는지 묻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이곳 저곳 틈새없이 아기자기한 손길이 묻어나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발자취로 창 전체에 걸려있는 Stamp Card가 빼곡하다.

이 창 앞에 작은 다육식물들을 놓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이곳을 찾는다면 화분을 선물해볼까?

 

작은 병들에 담긴 허브티로 보이는 티백들.

그리고 작은 선반위 기모노 여인까지.

우리집 거실에 장식해 놓은 장면과 너무도 흡사했다.

 

나의 취향과 같은 고양이 벽시계.

 

언뜻보면 똑같아 보이기까지하는 선반위 촛대는 내가 가진 촛대와 너무도 흡사했다.

그리고 쇼파에 앉아있는 고양이 한쌍의 목각인형세트는 내가 가진것과 같은것이었다.

작은 화분의 아이비까지.

어쩜 이리도 취향이 같은지 너무도 반가웠다.

만약 이날 내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방방 뛰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장님만의 공간으로 들어가기위한 작은 문.

그 아래부분의 빈 공간까지 고양이 캐릭터가 숨어있다.

변기를 사랑한 고양이?

 

200원만 추가하면 아메리카노에 한해 사이즈업을 해준단다.

이런 대박 이벤트는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나에겐 대박 이벤트이다.

 

한잔 다 마시면 배가 부를것만 같은 사이즈업 커피를 들어든 내 표정에 행복도 담겨진다.

 

색상별 Stamp Card.

 

문앞 작은 복주머니에 달린 종.

직업이 국악인 나에겐 이런 전통적인 느낌 또한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애써 어울림을 만들려는 욕심도 있다.

내가 만약 커피점을 차렸다면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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