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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9,10,11 구간 본문

〓여행을 말하다/산행일기

북한산 둘레길 9,10,11 구간

김단영 2015. 9. 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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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 : 9구간 마실길(진관공원지킴터→진관생태다리→방패교육대)

           10구간 내시묘역길(방패교육대→효자동 공설묘지→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11구간 효자길(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효자동 공설묘지→효자비)

 - 거리 : 5.2km

 

오늘 산행은 특별하다.

 

북적북적 우루루 몰려 다니던 산악회분들과의 산행도 아니고...

남자친구와의 샤방샤방 하트뿅뿅 산행도 아니고...

나 홀로 외롭게 걷던 산행도 아니고...

살을 빼겠다며 미친듯이 달리던 무모한 산행도 아니다.

 

오늘은 지체장애인분들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산행이다.

흔히 이런 산행을 장애인 봉사산행이라고들 말하지만, 나에겐 아니다.

그저 함께하는 산행친구가 오늘은 다를뿐이다.

 

오늘 산행의 식사와 간식 준비는 내가 맡았다.

14인분을 혼자 준비하려니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전날 여러번에 걸쳐 장을 보고, 기본 재료들 준비와 간식 준비를 끝내고 새벽에야 잠들었는데...

몇시간 쪽잠을 자고 새벽부터 일어나 식사준비를 하느라 난 완전..... OTL

오늘 산행이 둘레길의 편안한 길이었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음 산에서 119에 실려갔을지도 모르겠다.. ㅎㅎ

 

준비한 간식과 식사를 각자의 가방에 모두 나누고..... 출발~~~

오늘은 북한산 둘레길 9구간부터 시작해본다.

비예보가 있어 살짝 걱정했지만 다행히 맑은 하늘이다.

 

북한산 누리길 공원앞에 유치원 차량 2~3대 정도 왔다가 갔다 하는걸 보았는데.... 아이들의 목적지가 이곳이었나보다.

벤치에 가지런히 벗어놓은 아이들의 귀여운 신발들.

그리고... 기분좋은 아이들의 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저 웃음소리가 어른들의 목소리였다면 어쩜 조금은 거북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함께 할 10명의 전사들(?).

리딩해주실 선생님과 보조선생님 두분.

그리고, 오늘 일일 봉사를 맡은 나는 카메라를 준비했다.

 

햇살가득한 조금은 더운 날씨이지만,

적당한 그늘을 허락해주는 나무그늘...

그리고... 조금씩 가을이 느껴지기 시작한 시원한 바람...

함께 하는 기분좋은 사람들...

오늘의 둘레길은 "구름위 꽃밭길" 이라 이름지어볼까?

 

사람들의 짧은 그림자...

오늘 이 그림자가 조금 더 길어질때까지 걸어볼까?

 

 

리딩하시는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경청하는분들....

이런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분들... 너무 귀엽다....^^

 

그리고.... 옷, 신발, 모자 등등.... 복장도 다시 점검해본다.

 

1.5km 거리의 9구간 마실길이 끝나고,

10구간인 내시묘역길을 만난다.

 

탐스러운 호박.

작은 이 호박 하나가 함께 걷는 분들에겐 새로운 소재가 되어 즐거운 대화로 이어진다.

 

 

 

백화사로 향하는길...

집집마다 잘 가꿔진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하고...

북한산 봉우리들 이름 맞추기 게임도 해본다.

 

 

 

경천군 송금물침비(慶川君 松禁勿侵碑).

경주이씨 경천군파 사유재산으로 문화재는 아니다.

조선시대 일본과의 화평교섭에서 크게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천군으로 봉해진 이해룡의 사패지.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각자의 방법대로 예쁜 표정을 연출해본다.

머리위로 하트도 만들어보고, 손가락으로 V표시도 크게 만들어본다.

이들의 해맑은 표정속에서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순수함도 엿보게된다

 

손가락을 따라가본다.

저건 원효봉... 저건 백운대... 그리고 저건 만경대.....^^

 

북산산성탐방지원센터를 지나 11구간인 효자길로 향한다.

 

 

 

 

효자길의 중간쯤...... 점심 식사를 위해 맞은편 농원의 테이블 사용을 허락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점심식사를 했다.

어쩜 하늘도 우리 마음을 이리 잘 헤아려주시는지...

우둑우둑 경쾌한 빗소리와 함께 우린 여유로운 점심식사와 휴식 시간을 갖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자신들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어린아이의 때묻지 않은 감성을 지닌 분들.

간혹 당혹스런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난... 오늘 하루 "예쁘다"라는 말을 참 많이도 들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표현이다.

내가 예쁘다...라는 표현을 마지막으로 들어본게 언제였던가......??

 

사실 난 전혀 예쁘지 않다.

그래서 처음 들었을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외모는 아니더라도.....  마음만이라도 예쁜 사람으로 지내려고 노력한 하루다.

 

무언가 많은걸 배운 하루였다.

오늘 하루를 통해 조금 더 겸손한 마음도 지니게된다.

이렇게 난 조금 더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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